기상청 예보상 낮부터 북서쪽 찬 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평년보다 낮고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난방 시작을 고민하는 집이 늘었다. 보일러를 켜는 기준은 달력이 아니라 실내 온도이고, 정부가 권장하는 적정 실내온도인 20도 안팎을 기준으로 외출·예약 모드를 상황에 맞게 쓰면 춥지 않게 덜 쓸 수 있다. 첫 가동 전에는 배기관과 환기구, 보일러 압력, 외부 배관 보온 상태부터 확인해 안전과 효율을 함께 챙겨야 한다.

기상청 예보를 보면 낮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지고, 서해안과 강원 동해안 등에는 순간풍속 20m/s가 넘는 강한 바람까지 분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15도까지만 오르는 날이면 실내에서도 선뜩함이 느껴진다. 이럴 때 보일러를 켤지 말지 고민하게 되는데, 기준은 '몇 월인가'가 아니라 '지금 집 안이 몇 도인가'로 잡는 편이 낫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로 20도를 권해 왔고, 이 기준은 최근 에너지 절약 운동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집 안 온도가 이보다 뚜렷이 낮아 한기가 느껴진다면 그때가 켤 때다. 반대로 20도 안팎이 유지된다면 아직은 옷을 한 겹 더 입는 쪽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흔히 인용되는 추정으로는 실내온도를 1도만 낮춰도 난방비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Heiko Ruth
가장 오해가 많은 것이 외출 모드다. 외출 모드는 '난방을 알뜰하게 돌리는 기능'이 아니라, 집을 비운 사이 배관이 어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온도만 유지하는 동파 방지 기능에 가깝다. 그래서 몇 시간 잠깐 나갈 때 외출 모드로 집을 완전히 식혀 놓으면, 돌아와 다시 데우느라 보일러가 오래 풀가동되기 쉽다.
상황을 나눠 보면 선택이 쉬워진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집이 비고 돌아온다면, 그 패턴에 맞춰 예약 모드로 미리 데워 두는 편이 체감과 비용 모두에 낫다.
같은 보일러라도 집 상태에 따라 효율적인 설정이 다르다. 단열이 좋고 외풍이 없는 집은 실내 공기 온도를 재서 가동하는 실내온도(실온) 모드가 잘 맞는다. 반대로 외풍이 심하거나 단열이 약한 집은 바닥 난방수 온도를 기준으로 도는 온돌 모드가 안정적이다. 온도조절기가 현관이나 창가처럼 찬 바람이 닿는 자리에 있으면 실제보다 춥게 측정해 보일러가 쓸데없이 자주 돌 수 있으니, 설치 위치도 한 번 살펴볼 만하다.
여름 내내 쉬던 보일러를 올해 처음 돌리는 날에는, 켜기 전 점검이 안전과 직결된다. 특히 배기와 환기는 일산화탄소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가장 먼저 봐야 한다.
가동 중 난방이 한쪽만 안 되거나 배관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나면 공기가 찬 것일 수 있다. 국내 아파트는 방마다 라디에이터가 있는 구조가 아니라 분배기로 연결돼 있으니, 분배기함과 연결부를 함께 확인한다. 타는 냄새가 나거나 불꽃이 불안정하면 바로 끄고 서비스센터에 점검을 맡기는 편이 안전하다.
첫 추위에 보일러를 켤지 말지는 날짜가 아니라 실내 온도로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권장 실내온도 20도를 기준선으로 두고, 외출 시간에 맞춰 모드를 골라 쓰면 춥지 않으면서도 불필요한 가동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설정을 아끼는 것보다 먼저 챙길 것은 배기관과 환기구 점검이다. 효율은 그다음 문제이고, 첫 가동의 안전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