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위기경보가 10월 20일 순천만 야생조류 검출을 계기로 주의에서 심각으로 올라갔다. 일반 가정의 소독은 감염 방어보다 신발·차량에 묻은 바이러스를 농장으로 옮기지 않으려는 차단이 목적이다. 철새도래지나 농장을 다녀왔다면 가금농가 접촉을 피하고 신발·옷·차량만 소독하면 되며, 집 전체 분무 같은 과잉은 필요 없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위기경보가 10월 20일 '주의'에서 '심각'으로 올라갔다. 전남 순천만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형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이 계기로, 이번 겨울 국내 야생조류에서 나온 첫 사례다.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가동되고 전국이 24시간 비상 대응으로 전환됐다.
경보가 '심각'이라고 해서 일반 가정이 당장 감염을 걱정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집에서 할 소독의 목적은 내 건강 방어보다, 내 신발과 차에 묻어온 바이러스를 농장으로 옮기지 않는 '차단'에 가깝다. 그래서 핵심은 소독약의 종류가 아니라 어디를 다녀왔고 다음에 어디로 가느냐, 즉 동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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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가금 시장·철새가 모이는 하천이나 갯벌을 다녀왔거나 가금을 다루는 가족이 있다면, 귀가 직후의 순서가 중요하다.
첫째, 당분간 가금농가 근처에 가지 않는다. 방역당국이 국민에게 당부한 첫 수칙도 '철새도래지 방문 자제'와 '가금농가 출입 삼가'다. 소독을 아무리 꼼꼼히 해도 바이러스를 묻힌 채 농장에 들어가면 의미가 없다. 둘째, 겉옷과 신발을 현관 안쪽까지 들이지 말고 바깥이나 현관에서 벗는다. 셋째, 손을 비누로 씻는다. 순서만 지켜도 집 안으로 들어오는 오염을 대부분 막는다.
실제 소독 대상은 바이러스가 잘 묻는 세 가지, 신발과 옷과 차량이다.
신발은 밑창이 가장 중요하다. 방역당국이 차량 바퀴와 신발 밑창 소독에 생석회를 쓰는 이유도 pH 12 이상의 강알칼리성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없애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겉흙을 먼저 털어낸 뒤 밑창을 소독용 희석액으로 닦거나 분무하고 말린다. 흙이 두껍게 묻은 상태로 소독액만 뿌리면 약이 표면에 닿지 못해 효과가 떨어진다. 옷은 입었던 겉옷부터 바로 세탁하고, 차를 몰고 도래지나 농장 입구까지 갔다면 바퀴와 차체 하부를 물로 씻어낸다. 차량 소독은 바퀴, 차체, 운전석까지 보는 것이 원칙이다.
가금을 다루는 가족이 있는 집이라면 한 가지가 더 붙는다. 작업복과 장화는 집 안 공용 공간에 들이지 말고 현관이나 베란다에서 분리해 관리하고, 출근 전후 동선을 가족과 겹치지 않게 두는 편이 안전하다.
반대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분명히 알아두는 편이 피로를 던다. 다녀온 곳이 번화가나 일반 마트였다면 조류와 접촉할 일이 없어 특별한 소독이 필요 없다. 집 안 전체에 소독약을 뿌리거나 공기 중에 분사하는 것도 효과보다 자극이 크다. 바이러스는 주로 조류 분변과 그 분변이 묻은 표면으로 옮으므로, 조류나 그 배설물에 닿았을 가능성이 있는 신발·옷·차량에 집중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손 세척과 동선 분리가 집 전체 분무보다 실질적으로 더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야외에서 폐사한 새나 비틀거리는 조류를 발견하면 직접 만지거나 옮기지 말아야 한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지역번호+120)나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062-949-4360)에 신고하면 된다. 기르는 닭·오리가 평소보다 많이 죽거나 알을 덜 낳는 등 이상이 보이면 가축방역 상황실(1588-4060)로 바로 알리는 것이 확산을 막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