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낙엽과 임시 덮개가 빗물받이를 막으면 비가 갈 곳을 잃어 도로가 잠기며, 2001년 서울 침수 피해의 약 19%가 빗물받이와 관련됐다. 격자 위 낙엽과 덮개는 주민이 직접 걷어낼 수 있지만, 무거운 격자를 들거나 깊이 손을 넣는 작업은 주민의 몫이 아니다. 심한 막힘은 안전신문고 앱이나 120 다산콜센터에 위치와 사진을 함께 신고하는 것이 빠르고 안전하다.
빗물받이는 도로 가장자리에서 빗물을 받아 하수관으로 내려보내는 입구다.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이 입구가 열려 있으면 물은 땅속으로 빠진다. 문제는 가을이다.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이 격자 위에 얇게 깔리기만 해도 물이 스며들 틈이 막힌다.
막힌 입구 앞에서 빗물은 갈 곳을 잃고 도로 위로 고인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2001년 7월 시간당 100mm가 쏟아진 집중호우 때 침수 피해를 본 8만1288세대 가운데 약 19%가 빗물받이와 관련이 있었다. 비의 양만큼이나 물길이 열려 있느냐가 피해를 갈랐다는 뜻이다.
낙엽보다 더 자주 지목되는 원인은 덮개다. 악취나 벌레를 막으려고 고무판·나무판을 올려두는 집이 많은데, 평소에는 불편을 줄여줘도 비가 오면 그대로 물막이가 된다. 가을비 예보가 뜨면 낙엽을 걷어내는 것과 함께 이 덮개부터 치우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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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직접 해도 되는 범위는 분명하다. 격자(그레이팅) 위에 쌓인 낙엽, 흙먼지, 비닐 같은 가벼운 쓰레기를 걷어내는 정도다. 임시로 올려둔 덮개를 치우는 것도 여기에 들어간다. 은평구 같은 자치구가 호우 전 "집 앞·점포 앞 빗물받이를 직접 청소해 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이 수준의 일이다.
반대로 손대지 말아야 할 선도 있다. 무거운 금속 격자를 들어 올려 안쪽을 헤집는 일, 팔을 깊이 넣어 쌓인 토사를 긁어내는 일은 주민의 몫이 아니다. 격자 아래는 생각보다 깊고, 한번 빠지거나 다치면 되돌리기 어렵다.
작업은 비가 오기 전, 물이 흐르지 않을 때 끝내는 게 원칙이다. 이미 빗물이 콸콸 흐르는 상황에서 입구에 다가가면 물살에 발을 헛디딜 수 있다.
격자 아래가 토사로 메워졌거나, 덮개가 단단히 고정돼 있거나, 물이 이미 역류하는 수준이라면 직접 해결하려 하지 말고 신고하는 편이 빠르고 안전하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5월부터 '안전신문고' 앱으로 막힌 빗물받이 신고를 받고 있다. 6월 말 기준 접수 건수가 1만375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4배로 늘었고, 이 가운데 87%가 넘게 처리됐다. 서울이라면 120 다산콜센터나 관할 구청에 전화해도 된다.
신고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위치다. 노원구는 신고된 빗물받이의 정확한 지점을 찾지 못해 긴급 대응이 늦어진 경험을 겪고 스마트 신고 시스템을 따로 도입했다. 사진과 함께 건물 번호나 전봇대 번호 같은 지표를 적어두면 처리가 빨라진다. 신고 대상은 쓰레기·덮개·흙으로 입구가 막힌 경우 전부다.
가을 한철 내 집 앞 격자만 비워둬도 침수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비 예보를 봤다면 낙엽 한 번 걷어내는 일을, 뒤로 미루지 않는 게 가장 확실한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