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2026년 9월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11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확률을 50%로 봤고, 강한 엘니뇨가 겨울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비가 잦으면 텃밭은 침수뿐 아니라 뿌리 습해와 무름병·역병 같은 병해, 수확물 손상까지 겹친다. 비가 오기 전 배수로와 두둑을 정비하고 수확·저장을 앞당기되, 전망은 확률이므로 3개월 전망과 호우 특보 기준을 함께 확인하며 조정하면 된다.

기상청이 2026년 9월 23일 내놓은 3개월 전망을 보면, 11월 강수량이 평년(31.3~54.0㎜)보다 많을 확률이 50%다. 10월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로 잡혔다. 배경에는 엘니뇨가 있다. 지금 엘니뇨 상태이고, 겨울까지 해수면 온도 편차가 +1.5도를 넘는 강한 엘니뇨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이건 '확률'이지 확정이 아니다. 11월에 온난 습윤한 공기가 들어오기 쉬운 흐름이라는 뜻이고, 지역과 시기에 따라 편차가 크다. 그래도 텃밭처럼 작은 규모일수록 비 한두 번에 한 철 농사가 좌우되니,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만으로도 미리 손봐 둘 값어치는 충분하다.

Kashif Ali
문제는 침수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물이 고이면 뿌리가 숨을 못 쉬어 습해를 입고, 흙이 쓸려 나가면서 작물이 통째로 유실되기도 한다.
젖은 땅은 병을 부른다. 감자와 당근은 역병·무름병·입고병이, 양배추·브로콜리·비트는 무름병·노균병이 번지기 쉽다. 수확을 코앞에 둔 작물이라면 쓰러지거나 물러 상품성이 떨어진다. 비가 그친 뒤가 아니라 오기 전에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가장 먼저 물길이다. 배수로를 깊게 파고 반드시 바깥 농수로와 연결해 물이 빠져나갈 길을 만든다. 두둑은 고랑 흙을 끌어올려 25~30㎝ 높이로 높인다. 두둑이 높으면 침수와 토양 유실을 막고 흙을 건조하게 유지해 병해충까지 줄일 수 있다.
다음은 수확 시기다. 다 자란 작물, 특히 비에 약한 잎채소와 뿌리채소는 예정보다 조금 앞당겨 거두는 편이 낫다. 큰비 예보가 뜨면 '조금 더 키우자'보다 '지금 거두자'가 안전한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다.
거둔 뒤에는 저장이다. 젖은 채로 쌓아 두면 금세 무른다. 물기를 턴 뒤 40도 이하 저온에서 서서히 말려 수분을 빼야 품질 저하를 줄일 수 있다. 고온에 급히 말리면 겉만 마르고 속이 상한다.
이미 물에 잠겼다면 응급 처치를 한다. 물도랑부터 터서 물을 빼고, 잎과 줄기의 진흙을 씻어 낸다. 생육이 주저앉은 밭에는 요소에 수용성 황산칼륨이나 인산칼륨을 섞어 잎에 뿌리고, 병이 번지기 전에 방제 약제를 뿌리는 게 좋다.
멀리 보는 지표와 가까이 보는 지표를 나눠 본다. 멀리는 기상청 3개월 전망의 강수 확률로 큰 흐름을 잡고, 가까이는 호우 특보로 당장의 행동을 정한다.
| 단계 | 기준(예상 강수) | 할 일 |
|---|---|---|
| 호우주의보 | 3시간 60㎜ 또는 12시간 110㎜ | 배수로 점검, 수확 앞당기기 |
| 호우경보 | 3시간 90㎜ 또는 12시간 180㎜ | 작업 중단, 저지대 접근 자제 |
| 극한호우 문자 | 1시간 72㎜ 또는 1시간 50㎜+3시간 90㎜ | 즉시 대피 우선 |
시간당 30㎜면 매우 강한 비, 50㎜면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지는 수준이다. 특보 문자가 오면 그때 배수로를 파는 건 이미 늦다. 전망은 확률일 뿐이니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대비는 비가 오기 전에 끝내 두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