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전체 발전의 절반을 넘기던 태양광 출력은 흐리고 비 온 날 수요의 1%대까지 떨어졌다. 그 빈자리는 LNG·석탄 발전과 양수발전·ESS가 메우므로 당장 정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백업 설비의 피로와 비용이라는 숨은 대가가 따른다. 시간대 요금제나 자가발전을 쓰는 가정이라면 맑은 낮에 큰 전력 작업을 몰고 흐린 날 집중 사용을 피하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태양광이 늘어도 흐린 날이나 장마철에 곧바로 정전이 오지는 않는다. 다만 태양광이 내놓는 전기의 양은 날씨에 따라 수십 배까지 출렁인다. 그래서 문제의 본질은 '전기가 사라진다'가 아니라 '모자란 만큼을 무엇으로, 얼마의 비용으로 메우느냐'다.
실제 숫자를 보면 변동 폭이 얼마나 큰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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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은 햇빛의 양, 즉 일사량에 비례해 전기를 만든다. 구름이 끼면 직사광선이 가려지지만 구름에 흩어진 산란광으로도 일부는 발전되기 때문에 흐린 날에도 발전이 '0'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양이 크게 줄어, 흐린 날 발전량은 맑은 날의 10~30%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전력거래소 자료를 전한 보도를 보면 이 격차가 극적이다. 맑았던 지난 5월 1일 낮 태양광 출력은 28.95GW로 전체 발전량의 50.1%를 차지했다. 반면 흐리고 비가 온 5월 20일 오후 1시에는 945MW로 수요의 1.3%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같은 달 안에서 절반에서 1%대로 오간 셈이다.
태양광이 꺼지면 다른 발전원이 그 자리를 채운다. 위 보도에서 흐린 날에는 LNG 발전이 2만5000MW 이상, 유연탄 발전이 약 2만4000MW까지 출력을 끌어올렸다. 맑은 날 정오에 급감했던 발전원들이 흐린 날엔 반대로 전면에 나서는 구조다.
여기에 저장장치가 보완 역할을 한다. 양수발전은 전기가 남는 낮에 물을 높은 저수지로 끌어올렸다가, 부족할 때 물을 흘려보내 발전한다. 가동이 빨라 수요가 갑자기 몰릴 때 유용하다. 배터리 기반의 ESS, 그리고 양수·배터리 등을 섞는 저장 방식 다변화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정부도 재생에너지를 대폭 늘리려면 이런 '유연성 자원'과 전력망 확충이 전제라고 보고, 재생에너지 수용력을 키우는 전력망 개편을 중기 과제로 삼고 있다.
보완이 가능하다는 말이 곧 공짜라는 뜻은 아니다. 백업 발전기가 태양광 출력에 맞춰 하루에도 몇 번씩 출력을 올렸다 내리면, 발전기의 효율이 떨어지고 설비 피로가 쌓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태양광이 늘수록 '전기가 모자라냐'보다 '변동을 받아줄 설비와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느냐'가 현실적인 쟁점이다. 장마철이 길어질수록 백업 발전과 저장장치에 걸리는 부담도 커진다.
개인이 발전량을 바꿀 수는 없지만, 쓰는 시점은 조절할 수 있다. 특히 태양광 자가발전 설비나 시간대별 요금제를 쓰는 가정이라면 예보를 활용할 여지가 있다.
이 조건이 맞는 가정이라면, 맑은 낮에 전기를 많이 쓰는 쪽이 비용과 계통 부담 양쪽에서 합리적이다. 반대로 시간대 요금제를 쓰지 않는다면 날씨에 맞춘 미세 조정의 효과는 크지 않으니, 무리할 필요는 없다.
정리하면 태양광이 늘어도 흐린 날 전기가 '사라지는' 일은 당장 없다. 다만 그 변동을 메우는 설비와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고, 그 흐름 속에서 가정이 할 수 있는 몫은 예보에 맞춰 사용 시점을 옮기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