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피해의 상당수는 떨어진 간판과 쓰러진 가로수에서 나며, 올해 1월 의정부에서는 떨어진 간판에 20대 보행자가 숨졌다. 목적지가 같아도 간판이 빽빽한 상가 앞이나 가로수길을 피해 걷는 선택이 사고 확률을 크게 바꾼다. 강풍주의보·경보의 풍속 기준으로 외출을 판단하고, 흔들리는 시설물을 보면 그 아래를 지나지 말고 119나 안전신문고로 알리면 된다.

강풍이 불 때 보행자를 다치게 하는 건 바람 자체가 아니라, 바람에 떨어지고 쓰러지는 물건이다. 올해 1월 10일 경기 의정부 호원동에서는 떨어진 간판에 길을 걷던 20대 남성이 깔려 숨졌다. 가로 15m, 세로 2m 크기였다. 그날 하루 경기도에만 강풍 신고가 512건 접수됐고, 그중 간판이 떨어진 사고가 63건, 나무가 쓰러진 사고가 19건이었다.
지난 10월 18일 전국에서 접수된 호우·강풍 피해 신고도 700건이 넘었다. 교회 첨탑이 떨어져 도로를 막고, 건물 외벽 패널이 전깃줄을 덮쳐 일대가 정전되기도 했다. 강풍 속 안전은 결국 머리 위에 무엇이 있는 길을 걷느냐로 갈린다.

Tuan Vy
낙하와 전도 위험은 몇 군데로 압축된다.
목적지가 같아도 경로는 바꿀 수 있다.
간판이 빽빽한 상가 앞 인도보다, 간판이 없는 관공서나 담장 쪽 길이 안전하다. 가로수가 늘어선 길은 피하고, 부득이 지난다면 나무 바로 아래가 아니라 도로 쪽으로 한 걸음 떨어져 걷는다. 공사장을 낀 길은 가림막과 비계가 쏟아질 수 있으니 반대편 인도를 이용한다.
낙하물은 바로 아래가 아니라 비스듬히 떨어진다. 건물 벽에 바짝 붙어 걷는다고 안전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가능하면 지하도나 실내 통로로 우회하고, 바람이 거셀 땐 신호가 바뀌어도 간판·가로수 아래에서 기다리지 말고 안전한 자리에서 멈춘다.
기상청 기준으로 육상에 강풍주의보는 평균 풍속이 초속 14m 이상이거나 순간 풍속이 초속 20m 이상일 때, 강풍경보는 평균 21m 이상이거나 순간 26m 이상일 때 내려진다. 순간 풍속이 초속 20m를 넘어서면 행정안전부도 외출을 자제하고 위험지역 접근을 삼가라고 당부한다.
이 수치는 걸음을 멈추고 일정을 미룰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는 특보가 발효되면 급하지 않은 외출은 미루는 편이 낫다. 우산을 받치느라 시야가 가려지는 상황도 강풍 땐 위험을 키운다.
위험을 발견했을 때 순서는 단순하다. 먼저 그 아래를 지나지 말고 거리를 벌린다. 떨어질 듯한 간판이나 기울어진 나무 주변에는 다른 사람도 접근하지 못하게 알린다.
사람이 다쳤거나 당장 무너질 것 같은 상황이라면 119에 신고한다. 당장 사람이 다치진 않았지만 흔들리는 간판, 넘어진 가로수, 떨어진 외벽처럼 시설물 위험이 보이면 안전신문고(safetyreport.go.kr) 앱이나 지역 민원 전화로 사진과 함께 알린다. 공사장 구조물 문제는 관할 지자체가 담당한다.
강풍은 예보로 미리 알 수 있는 재해다. 피해 대부분이 '떨어지고 쓰러진 것'에 몰려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특보가 뜬 날 가장 확실한 대비는 머리 위를 의식하며 길을 고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