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일본 정부가 최소 3일분 비상 비축을 권고하는데, 대규모 재난 때 외부 지원이 닿기까지 약 72시간이 걸린다는 계산에서 나온 기준이다. 물은 1인당 하루 3리터가 기준이라 4인 가족이면 3일에 36리터가 필요하고, 식량·화장실용품·상비약도 같은 '가족 수 × 일수' 방식으로 양을 잡는다. 보관 공간이 좁다면 당장 들고 나갈 배낭과 집에 쌓아 두는 비축분을 나누고, 생수에 날짜를 적어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관리의 핵심이다.
비상 비축의 기준이 3일로 모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큰 재난이 나면 도로와 통신이 끊기고 구조 인력이 한곳에 몰려, 구호물자가 각 가정에 닿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외부 지원 없이 스스로 버텨야 하는 최소 시간을 대략 72시간, 즉 3일로 보는 것이다.
이 기준은 최근 각국 정부의 권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은 지난 10월 'Be Ready' 캠페인을 시작하며 가정마다 최소 72시간을 버틸 물과 식량을 갖추라고 권했다. 일본은 11월 2일 방재청 출범에 맞춰 최소 3일분, 가능하면 일주일분의 식량·물·휴대용 화장실을 비축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 같은 대형 재난을 염두에 둔 조치다. 중요한 건 기간의 개념이다. 비축량은 '몇 리터, 몇 개'가 아니라 '며칠을 버틸 분량인가'로 잡는 게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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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장 빨리 부족을 느끼는 건 물이다. 영국과 일본의 자치단체 자료는 마시는 물을 1인당 하루 3리터로 잡는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조리·세면까지 고려해 하루 약 3.8리터로 조금 더 넉넉하게 본다.
가족 수와 일수를 곱하면 필요한 양이 바로 나온다.
| 가구 | 물 3일분(하루 3L) | 비상식량 | 참고: 7일분 물 |
|---|---|---|---|
| 1인 | 9L | 3일치 | 21L |
| 2인 | 18L | 3일치 | 42L |
| 4인 | 36L | 3일치 | 84L |
4인 가족 3일분이면 36리터, 2리터 생수로 18병이다. 한곳에 쌓지 말고 방마다 나눠 두면 한쪽이 못 쓰게 돼도 전부를 잃지 않는다.
정전과 단수를 전제로 하면, 비상식량의 제1 조건은 '불을 쓰지 않고 먹을 수 있는가'다. 통조림, 즉석밥, 에너지바, 건빵처럼 바로 먹거나 데우지 않아도 되는 것 위주로 3일치를 채운다. 평소 입에 맞는 것으로 고르면 교체 주기에 그냥 먹어 치우기도 쉽다.
국내 권고는 두 층으로 나뉜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은 당장 들고 나갈 생존배낭을 2~3일분으로 꾸리고, 집에 두는 장기 비축물자는 따로 30일분까지 권한다. 지진처럼 즉시 대피하는 상황과 단수·정전이 길어지는 상황을 둘 다 대비하라는 뜻이다.
물과 식량은 떠올려도 화장실은 놓치기 쉽다. 단수가 되면 수세식 변기를 쓸 수 없고, 이 문제는 하루만 지나도 위생과 직결된다. 그래서 일본의 권고 목록에는 휴대용(간이) 화장실이 식량·물과 나란히 들어간다.
필요한 개수 역시 '가족 수 × 일수 × 하루 사용 횟수'로 계산한다. 1인당 공식 권장 개수는 자료마다 달라 딱 떨어지지 않지만, 가족의 평소 사용 빈도를 떠올려 넉넉히 잡는 편이 안전하다. 응고제와 전용 봉투가 세트로 든 제품을 변기에 씌워 쓰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상비약은 돈으로 금방 살 수 없다는 점에서 우선순위가 높다. 특히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매일 먹는 약은 며칠분을 따로 떼어 두고, 처방전이나 약 이름을 적은 메모를 함께 넣는다. 재난 중에는 같은 약을 다시 처방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밖에 공통으로 챙기는 것들이다.
원룸이든 방 세 개짜리 집이든 품목은 같지만 보관 전략은 달라진다. 공간이 좁다면 전부를 한 가방에 넣으려 하지 말고 둘로 쪼개는 게 현실적이다. 당장 들고 뛸 그랩백은 2~3일분만 가볍게 꾸려 현관 가까이 두고, 나머지 물과 식량은 주방 수납장이나 다용도실에 비축분으로 쌓는다.
마지막은 관리다. 사 두고 잊으면 정작 필요할 때 유통기한이 지나 있다. 생수와 통조림에 구입일을 매직으로 적고, 물과 식품은 대략 반년에 한 번 교체한다. 점검 시점을 태풍철이 시작되기 전과 보일러를 처음 켤 때처럼 계절의 길목으로 정해 두면 잊지 않는다. 그때 손전등 배터리를 갈고 상비약 유효기간을 함께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