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네팔 고르카에서 몬순이 끝난 뒤에도 돌발 홍수로 강 수위가 8.4m 치솟고 주민 5명이 실종되는 등 가을 트레킹 철에도 산악 재해가 이어지고 있다. 몬순 동안 물을 머금은 지반은 비가 그친 뒤 몇 주간 불안정하고 빙하호 붕괴 홍수는 계절과 무관하게 발생해, 강변·협곡·빙하호 하류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출발 전 외교부 여행경보와 네팔 수문기상부 예보, 경로 통제 여부를 확인하고, 폭우·폭설이 겹치거나 경보가 상향되면 일정을 미루는 기준을 미리 세워둬야 한다.

네팔의 우기(몬순)는 보통 6월에서 9월에 걸친다. 트레킹 성수기인 가을은 그 뒤에 온다. 그런데 비가 멎었다고 산이 안전해지는 건 아니다. 2026년 10월 11일 새벽, 네팔 중부 고르카의 부디간다키강에서 돌발 홍수가 났다. 강 수위가 평소보다 8.4m 치솟았고 주민 최소 5명이 실종됐다. 몬순이 지난 뒤였다.
이유는 땅에 있다. 몬순 동안 물을 잔뜩 머금은 토양은 비가 그친 뒤에도 몇 주 동안 불안정하다. 젖은 지반은 작은 충격에도 미끄러지고, 강물은 한동안 거세게 흐른다. 이번 홍수도 산사태로 생긴 '자연 댐'이 강을 막았다가 무너지면서 터졌다.
빙하가 녹아 생긴 빙하호가 터지는 빙하호 붕괴 홍수(GLOF)도 몬순과 무관하게 발생한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극한 강우가 잦아지고 눈이 더 일찍 녹으면서, 과거엔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시기의 위험이 커졌다.

Jean-Paul Wettstein
영국 리즈대 연구팀이 2026년 10월 과학저널에 발표한 분석을 보면, 히말라야 빙하호 하류 수직 50m 이내의 건물 면적은 2016년 12.38㎢에서 2023년 18.04㎢로 7년 새 45.75% 늘었다. 빙하호 붕괴 홍수가 침수시킬 수 있는 범위 안의 건물 면적은 77% 가까이 증가했다. 이 위험 구역에 사는 사람은 약 29만3,800명으로 추산됐다. 위험한 곳에 더 많은 사람이 들어와 살게 됐다는 뜻이다.
트레커에게 이 숫자가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강을 끼고 난 길, 좁은 협곡, 빙하호 하류의 마을은 비가 그친 뒤에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8월 말 네팔·중국 국경의 히말라야에서도 대규모 홍수로 수천 명의 인명 피해가 보고됐다.
떠나기 전 네 가지를 차례로 점검한다.
예보는 한 번 보고 끝낼 게 아니다. 트레킹 중에도 가이드를 통해 매일 갱신되는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언제 멈추거나 돌아설지 기준을 미리 정해두면 현장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다음에 해당하면 일정을 늦추거나 경로를 바꾸는 쪽으로 판단한다.
날씨가 나아질 때까지 안전한 숙소에 머무는 것은 후퇴가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이다. 네팔 트레킹 협회장조차 트레커들이 자연재해와 고산병 위험을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 늦추는 쪽이 거의 언제나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