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18개 시·군 전역이 가뭄에 들면서 소방청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연장하고 물탱크차로 급수 지원에 나섰다. 농업용 저수율은 평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광역상수도 생활용수는 아직 정상이고 일부 도서·산간만 제한급수 중이다. 이번 주 예보된 비 이후 저수율이 실제로 회복되는지, 제한급수 지역이 늘어나는지를 나눠서 확인해야 한다.

경남 18개 시·군 전체가 가뭄 단계에 들어섰다. 밀양·거제·함안·의령·창녕 다섯 곳은 이미 가장 높은 '심각' 단계다. 상황이 급해지자 소방청은 11일 오후 8시를 기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행정력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동원령에 따라 전국 16개 소방본부의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대원 400명이 경남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12일부터 13일 오후 6시까지 1091차례에 걸쳐 물 7676t을 실어 날랐다. 소방차가 지역 재난이 아니라 가뭄 급수에 대규모로 투입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Robert So
숫자로 보면 심각성이 분명하다. 경남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약 33%로, 평년(약 71%)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가장 심한 밀양은 25.7%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평년의 3분의 1 수준이다.
원인은 비가 오지 않아서다. 올 7월 경남 강수량은 73.4㎜로 평년의 23%에 그쳤고, 최근 한 달간 내린 비는 19.6㎜로 역대 가장 적었다. 같은 장마철에도 중부지방에는 비가 왔지만 남부지방만 '강수 공백'에 빠진, 이른바 마른장마가 이번 가뭄의 배경이다.
여기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밭과 저수지는 타들어가지만, 도시의 수돗물 사정은 아직 다르다.
밀양댐을 뺀 남강댐·연초댐·구천댐의 저수율은 평년의 80%를 넘고, 낙동강 물을 원수로 쓰는 광역상수도는 취수에 지장이 없다. 다만 통영의 섬 지역과 밀양·거제·양산·하동 일부 마을 등 26개 지역에서는 시간을 정해 물을 공급하는 제한급수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 자체 수원에 의존하는 도서·산간 지역이 먼저 타격을 받는 구조다.
당초 국가소방동원령은 13일 오후 6시까지였다. 그러나 가뭄이 이어지자 소방청은 동원령을 당분간 연장하기로 했다. 대신 동원 물탱크차는 200대에서 100대로 줄였다. 다른 지역의 소방 공백을 막기 위해 서울·인천·경기북부·전북 등은 철수시키고, 급수 수요가 남은 곳에만 소방력을 계속 배치하는 방식이다.
즉 '13일까지'로 못 박힌 일정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규모를 조절하며 이어지는 지원으로 바뀌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기상청은 이번 주 중반부터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를 예보했지만, 앞으로 한 달 강수량은 평년 수준에 그쳐 경남권의 기상 가뭄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결국 이번 비 한 번으로 해갈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가뭄 확산이 걱정된다면 다음을 확인하며 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지금 단계에서 남부권 외 지역까지 당장 물이 끊길 상황은 아니다. 관건은 이번 비가 얼마나 오느냐이며, 그 결과에 따라 대비 수위를 조절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