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6일 일본 기상청이 실제 규모 6.9 지진을 9.9로 잘못 추정해 긴급지진속보를 냈다가 약 8분 만에 취소했다. 조기경보는 가장 먼저 도착하는 P파를 자동 분석해 규모를 추정하기 때문에 속도를 얻는 대신 초기 오차를 감수하는 구조다. 오보 가능성이 있더라도 경보가 울리면 흔들림을 주는 S파가 닿기 전에 몸을 보호하는 행동부터 해야 한다.
2026년 10월 16일 낮 12시 40분쯤, 일본 기상청이 홋카이도부터 간토까지 동일본 넓은 지역에 긴급지진속보를 냈다. 추정 규모는 9.9. 관측 사상 최대급 수치였다. 그러나 약 8분 뒤 규모는 6.9로 수정됐고 경보는 취소됐다. 실제로 지진은 있었다. 쿠릴 열도에서 캄차카반도로 이어지는 해역에서 규모 6.9 지진이 일어났지만, 시스템이 이를 9.9로 과대 추정한 것이다.
놀란 사람 입장에서 먼저 알아둘 것은 이것이다. 조기경보가 틀리는 건 드문 사고가 아니라, 경보를 빨리 내기 위해 감수하는 구조적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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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나면 두 종류의 파동이 서로 다른 속도로 퍼진다. 먼저 도착하는 것이 P파다. 속도는 빠르지만 흔들림은 약하다. 뒤이어 오는 S파가 실제로 건물을 흔들고 피해를 준다.
조기경보는 이 시간차를 이용한다. 관측소가 P파를 먼저 잡아내면, 그 데이터로 지진의 규모와 진앙을 추정하고, 곧 들이닥칠 S파의 세기를 예측해 경보를 낸다. 진앙에서 멀수록 S파가 도착하기까지 여유가 생긴다. 대략 8km당 1초 정도다. 몇 초에서 수십 초, 이 짧은 틈이 조기경보가 벌어주는 시간의 전부다.
문제는 P파만으로 규모를 정확히 맞히기 어렵다는 데 있다. 지진 초기의 짧은 신호에는 정보가 부족하다. 특히 규모가 큰 지진일수록 초기 진폭과 실제 규모의 관계가 포화돼, 보통은 규모를 실제보다 작게 잡는 경향이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초기 규모가 과소평가됐던 것이 대표적이다.
초기 P파 기반 추정의 오차는 흔히 0.3~0.5 규모 단위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일본 사례는 반대로 규모를 크게 부풀린 과대추정이었는데, 기상청은 오후 기자회견에서 오보를 사과하며 구체적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담당 과장은 사이버 공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기술적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구조는 한국 기상청도 마찬가지다. 2023년 7월 29일 전북 장수에서 지진이 났을 때, 기상청은 오후 7시 7분 59초에 규모 4.1을 자동 추정해 긴급재난문자를 바로 보냈다. 규모 4.0 이상이면 자동으로 문자가 나가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5분 뒤, 사람이 자료를 다시 분석한 결과 규모는 3.5로 내려갔다.
즉 처음 울리는 숫자는 기계가 P파만 보고 빠르게 뽑은 값이고, 정밀한 수치는 그 뒤에 나온다. 빠름과 정확함을 동시에 가질 수 없는 셈이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오해한다. '어차피 틀리니까 무시하자'는 반대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 경보가 울린 뒤 그것이 과대추정이었는지 확인될 때쯤이면, 진짜였을 경우 흔들림은 이미 지나간 뒤다. 판단을 미루는 순간 경보가 벌어준 몇 초가 사라진다.
경보음을 들었을 때 바로 할 수 있는 행동은 단순하다.
취소 방송은 그다음에 확인해도 늦지 않다. 조기경보의 값은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 흔들리기 전에 움직일 시간을 조금 당겨주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