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지진이 나면 열차와 엘리베이터는 사람의 판단보다 먼저 멈추며, 올해 8월 콜롬비아 강진 때 파나마시티 지하철도 점검을 위해 섰다. 이때 안전한 행동은 장소마다 다르고, 공통 원칙은 흔들림 중에는 버티고 멈춘 뒤 안내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열차·승강장·엘리베이터·고층 사무실별 순서와, 교통이 끊겼을 때 가족과 연락하고 귀가를 판단하는 기준을 미리 정해 두어야 한다.
올해 8월, 콜롬비아에서 난 규모 7.4 지진의 흔들림이 이웃 나라 파나마 전역까지 닿았다. 파나마시티 지하철은 선로와 차량 점검이 끝날 때까지 운행을 멈췄다. 큰 지진이 나면 열차는 사람의 판단보다 먼저 선다. 문제는 그 뒤 몇 분 동안 승객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다.
전동차가 흔들릴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손잡이나 기둥을 두 손으로 꽉 잡는 것이다. 서울시 교통 안내는 열차 안을 비교적 안전한 공간으로 본다. 벽과 천장이 승객을 감싸고 있고, 떨어질 물건이 집보다 적기 때문이다.
위험은 오히려 성급한 탈출에서 온다. 열차가 멈췄다고 문을 억지로 열거나 선로로 뛰어내리면 감전이나 추돌 위험에 노출된다.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자세를 낮춰 버티고, 이후에는 차내 방송과 승무원 안내를 기다리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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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에 서 있다가 지진을 만났다면 기둥 가까이로 붙어 낙하물과 사람들의 쏠림을 피한다. 역사는 출구가 한정돼 있어 흔들림 직후 모두가 계단으로 몰리면 넘어짐 사고가 나기 쉽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은 역무원의 지시와 역사 안내방송이다. 지하 역사는 구조상 흔들림이 지상보다 작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아, 무조건 밖으로 나가는 것이 늘 정답은 아니다. 안내에 따라 질서 있게 지정된 대피 동선으로 움직이는 편이 낫다.
지진 발생 시 엘리베이터 이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정전이나 안전장치 작동으로 그 안에 갇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미 타고 있다면 행동요령은 분명하다. 기상청과 행정안전부 안내는 모든 층의 버튼을 누르고, 가장 먼저 열리는 층에서 내려 계단으로 이동하라고 설명한다.
만약 문이 열리지 않고 갇혔다면 억지로 문을 열려 하지 말고 인터폰이나 비상벨로 관리실과 119에 구조를 요청한다. 최신 엘리베이터는 지진을 감지하면 가까운 층에 자동으로 정지해 문을 여는 기능을 갖춘 경우가 많다. 공포보다 위험한 건 무리한 탈출 시도다.
건물을 빠져나갈 때도 엘리베이터는 쓰지 않는다. 계단을 이용하고, 가방이나 손으로 머리를 감싸 떨어지는 물건에 대비한다.
같은 지진이라도 고층에서는 흔들림이 더 크게, 더 오래 느껴진다. 건물이 지진 에너지를 흡수하며 천천히 흔들리도록 설계된 탓이다. 그래서 고층 근무자는 흔들림이 시작되면 창가와 책장, 복사기처럼 쓰러지거나 떨어질 물건에서 떨어져 튼튼한 책상 아래로 몸을 피하는 것이 먼저다.
흔들림이 멈춘 뒤에야 이동한다. 건물 밖으로 나갈 때는 계단으로, 바깥에서는 유리창이 깨져 떨어지는 외벽 쪽을 피해 건물과 거리를 둔 채 운동장이나 공원 같은 넓은 공간으로 향한다. 차를 몰고 대피하는 것은 길을 막아 구조를 늦추므로 권장되지 않는다.
지하철이 멈추고 도로가 통제되면 다음 과제는 가족과 연락이 닿느냐다. 재난 때 통신망에서 가장 먼저 포화되는 것이 음성 통화다. 모두가 동시에 전화를 걸면 망이 버티지 못하고, 음성은 가장 늦게 복구된다.
그래서 재난 상황에서는 통화보다 문자나 메신저가 닿을 확률이 높다. 짧은 글은 적은 대역폭으로도 전송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안전디딤돌 앱을 쓰면 수신한 재난문자를 가족에게 그대로 전달해 상황을 공유할 수 있다.
연락 자체가 끊길 때를 대비한 장치도 필요하다. 재난 대비 안내들은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친척 한 명을 '중계 연락처'로 정해, 각자 그 사람에게만 안부를 남기고 서로의 소식을 전해 듣는 방식을 권한다. 집 근처와 조금 떨어진 곳 두 군데를 가족 만남 장소로 미리 약속해 두면, 연락이 전혀 안 되는 상황에서도 다시 모일 지점이 생긴다.
귀가 여부는 상황을 보고 정한다. 여진이 이어지고 교통이 전면 통제된 상태라면, 무리해서 걸어 돌아가기보다 회사나 지정 대피소처럼 안전이 확인된 곳에 머물며 공식 안내를 기다리는 편이 낫다. 도보 귀가는 길의 낙하물과 유리 파편 위험이 줄었다는 판단이 설 때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