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참피는 제주에 상륙하지 않고 25일 밤부터 26일 새벽 사이 서귀포 남쪽 약 320~330km 해상을 지날 전망이지만, 예상 경로가 하루 사이 제주 쪽으로 당겨졌다. 중심이 비켜가도 강풍과 높은 물결 탓에 여객선과 항공편이 묶일 수 있어, 상륙 여부가 아니라 영향권 진입이 여행을 흔드는 핵심이다. 풍랑특보와 해경·운항사 공지를 순서대로 확인하고 내 이동 구간에 특보가 예고되면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제30호 태풍 참피는 올해 최강급이다. 기상청 기준 10월 21일 중심기압 905hPa 안팎, 최대풍속 초속 58m(시속 약 210km)로 최고 단계인 '초강력'까지 발달했다. 해외 기관 분석에서는 5등급 허리케인에 준하는 세력으로 평가됐다. 22일 현재는 대만 방향으로 북서진하고 있다.
관건은 경로다. 하루 전만 해도 대만을 지나 동중국해에서 북상하는 그림이었는데, 최신 전망에서는 25일 밤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제주 쪽으로 더 다가서는 쪽으로 바뀌었다. 기상청은 25일 밤부터 26일 새벽 사이 서귀포 남쪽 약 320~330km 해상을 지날 것으로 본다. 북상하면서 세력은 빠르게 약해져, 제주에 가까워질 무렵 최대풍속은 시속 70km 안팎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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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이 제주에 직접 오를 가능성은 작다. 그런데도 여행 일정이 흔들리는 건, 태풍의 영향이 중심보다 훨씬 넓게 퍼지기 때문이다. 23일 오후부터 제주에 비가 시작되고, 순간풍속은 시속 70km, 산지에서는 90km 이상까지 오른다. 24일 새벽에는 남해안도 시속 55km 안팎의 강풍권에 든다. 제주 남쪽과 남해 먼바다는 파고가 5m를 넘길 수 있다.
여기서 여객선과 항공편의 반응이 갈린다. 여객선은 운항 해역에 풍랑주의보나 경보가 내려지면 바로 통제된다. 이미 제주 해상 일부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반면 항공편은 특보 자체보다 그 시각의 실제 바람, 특히 활주로를 가로지르는 측풍에 민감해 결항이나 회항이 당일에 갑자기 결정되곤 한다. 비가 그쳐도 바람이 남아 있으면 배는 묶이고 비행기는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판단 기준은 '상륙하느냐'가 아니라 '내 이동 구간에 특보가 걸리느냐'다. 배편이라면 출발 해역에 풍랑주의보가 예고된 시점에 대안을 잡아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통제는 특보 발효와 거의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항공편은 변동 폭이 커서 당일 아침 운항 정보까지 봐야 하지만, 25~26일에 제주를 오가는 일정이라면 하루 앞뒤로 여유를 두는 쪽이 안전하다. 당일치기나 짧은 일정일수록 결항 한 편에 전체 계획이 어그러질 위험이 크다.
한국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참피가 결국 일본 규슈 쪽으로 빠질 것으로 보는 반면, 일본 기상청은 제주에 더 근접한 뒤 대마도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고 봤다. 세 기관 모두 대만 부근에서 북동쪽으로 꺾이는 데는 의견이 같지만, 꺾이는 지점에 따라 제주·남부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 기관마다 전망이 갈린다는 건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다. 기상청도 진로와 강도가 계속 바뀔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이 글의 수치 역시 22일 기준 전망이다. 10월 하순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1998년 '제브' 정도로 드물어, 참피가 영향을 준다면 시기적으로도 이례적인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