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호우특보와 긴급재난문자는 하루 총량이 아니라 3시간·12시간 누적이나 시간당 강수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같은 하루 강수량이라도 짧은 시간에 몰리면 하수관 역류와 저지대 침수 위험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보에서 하루 몇 mm보다 시간당 몇 mm가 언제 내리는지를 보고 출퇴근과 야외 일정을 조정하는 편이 낫다.
비 예보에서 우리가 흔히 보는 숫자는 하루 강수량이다. 그런데 하루에 50mm가 온다는 것과 한 시간에 50mm가 쏟아진다는 것은 체감도, 위험도 전혀 다르다. 하루 50mm가 24시간에 고르게 나뉘면 시간당 2mm 남짓, 우산 하나면 충분한 약한 비다. 같은 50mm가 한 시간에 몰리면 도로에 물이 빠르게 차오르고 차량 운행이 어려워지는 수준이다.
실제 피해를 가르는 건 하루 총량보다 '얼마나 짧은 시간에 쏟아지느냐', 즉 강수 강도다. 그래서 일정을 정할 때 봐야 할 숫자는 하루 강수량이 아니라 시간당 강수량과 그 시간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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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에 내리는 비의 양이 커질수록 생활 체감과 침수 위험은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아래는 언론과 연구에서 정리한 수준으로, 법으로 정한 기준이 아니라 체감과 침수 위험의 눈금에 가깝다.
| 시간당 강수량 | 체감과 위험 |
|---|---|
| 15mm | 와이퍼가 바빠지고 도로에 물이 고이기 시작 |
| 30mm | 우산이 소용없고 지하차도·저지대에 물이 차기 시작 |
| 50mm | 침수 위험 급증, 차량 운행이 어려워짐 |
| 70mm | 극한 호우, 침수 피해가 현실화되는 단계 |
| 100mm | 재난 수준, 도로 차량이 떠오르고 지하가 잠김 |
한 연구는 시간당 30~40mm에서 하수관이 역류하기 시작하고 50mm면 지하실·지하상가가 잠길 수 있다고 봤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강남역 일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시간당 100mm가 넘으면 도로가 최대 1m까지 잠길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상청의 호우특보 역시 하루 총량이 아니라 짧은 시간의 누적량을 본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 60mm 이상 또는 12시간 110mm 이상이 예상될 때, 호우경보는 3시간 90mm 또는 12시간 180mm를 넘을 것으로 보일 때 발령된다.
여기에 더해 기상청은 시간당 100mm 이상의 비가 예상되면 재난성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추가로 보낸다. 예보분석관은 이 문자가 단순 안내가 아니라 즉시 대피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군산·서산·김포 등 전국 15곳에서 시간당 100mm 안팎의 비가 관측됐다.
정리하면 예보를 볼 때 순서는 이렇다. 먼저 하루 강수량이 아니라 시간당 강수량과 그 시간대를 확인한다. 다음 기준으로 판단하면 과하지도 느슨하지도 않다.
같은 '비 50mm'라도 언제 얼마나 몰리는지에 따라 하루가 달라진다. 숫자 하나만 보고 겁먹거나 방심하기보다, 시간당 강도와 시간대를 함께 보면 일정 판단이 훨씬 정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