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방사선 비상의 기본 대응은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공식 지시에 따라 집 안에 머물며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옥내대피다. 내가 사는 곳이 예방적보호조치구역(3~5km)인지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20~30km)인지에 따라 미리 대피할지 옥내대피할지가 갈린다. 재난문자와 안전디딤돌 앱으로 내 지역 지시를 확인하고, 갑상선방호약품은 당국 안내대로만 복용하며, 비상가방과 가족 집결 장소를 평소 정해 두자.
2026년 10월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부산 기장 고리 3·4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를 승인했다. 계속운전 허가와는 별개지만 재가동으로 가는 첫 관문이라, 원전 가까이 사는 주민에게는 비상 대응을 다시 점검할 이유가 생겼다.
방사선 비상 경보가 울렸을 때 가장 위험한 행동은 상황을 모른 채 무작정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먼저 공식 정보를 확인한다. 휴대전화 재난문자, 행정안전부 안전디딤돌 앱, TV와 라디오, 지자체 방재 안내가 경로다. 발표 내용에 따라 집 안에 머물지(옥내대피) 지정 장소로 이동할지(대피)가 달라지므로,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지 말고 당국 지시를 기준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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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원자력시설 방호·방재대책법에 따라 원전 주변을 두 구역으로 나눈다. 발전소에 가까운 예방적보호조치구역(PAZ)은 대체로 3~5km, 그 바깥의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UPZ)은 20~30km다.
두 구역은 대응이 다르다. PAZ는 방사성물질이 새어 나오기 전에 미리 대피하는 것이 원칙이고, UPZ는 집 안에 머무르며 몸을 보호하는 옥내대피가 기본이다. 울산은 비상계획구역을 최대 30km로 넓혀 약 118만 명, 시 인구의 99%가 그 안에 들어간다. 평소 자기 주소가 어느 구역인지, 지정 대피소가 어디인지 확인해 두면 경보 순간의 판단이 빨라진다.
옥내대피 지시를 받으면 집을 외부 공기로부터 닫는다. 창문과 문을 모두 닫아 잠그고, 바깥 공기를 끌어들이는 환풍기·에어컨·강제 환기 장치를 끈다. 주방 후드와 욕실 환풍기도 멈추고, 있다면 벽난로 통풍구도 닫는다.
방사성물질은 건물 외벽과 지붕에 내려앉는다. 그래서 벽과 천장에서 떨어진 안쪽 방이나 아래층, 지하가 더 안전하다. 피폭을 줄이는 기본 원리는 시간·거리·차폐 세 가지다. 노출 시간을 줄이고, 오염원과 거리를 두고, 벽 같은 차폐물을 사이에 두는 것이다.
경보 당시 외부에 있었다면 실내로 들어온 뒤 오염 가능성이 있는 겉옷을 조심히 벗어 비닐봉지에 넣고 밀봉한다. 그다음 온수로 샤워해 피부와 머리카락에 붙은 입자를 씻어낸다. 벗는 동작에서 먼지가 날리지 않게 천천히 다루는 것이 요령이다.
안정화 요오드(요오드화칼륨) 알약은 비방사성 요오드를 미리 채워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에 쌓이는 것을 막는다. 다만 효과를 보려면 복용 시점이 중요하고, 20세가 넘은 성인은 갑상선암 위험이 낮아 매우 높은 노출이 아니면 복용이 권고되지 않는다.
그래서 임의로 미리 먹거나 식탁용 소금으로 대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지자체가 배포한 약품을 당국이 복용을 안내할 때, 안내된 용량대로 먹는 것이 원칙이다. 어린이와 임신부가 우선 대상이라는 점도 기억해 둔다.
경보는 예고 없이 온다. 생수와 비상식량, 손전등과 여분 배터리, 상비약, 마스크, 비상용 현금, 가족 연락처 메모를 넣은 비상가방을 현관 가까이 둔다. 중요 서류 사본과 보조배터리도 함께다.
가족이 흩어져 있을 때를 대비해 집결 장소와 연락 순서를 미리 정해 둔다. 통신이 몰려 통화가 어려울 수 있으니 문자나 메신저를 1차 수단으로 약속하고, 멀리 사는 친척 한 명을 공동 연락 거점으로 정하면 서로 안부를 모으기 쉽다. 어느 구역에 사는지, 대피소가 어디인지, 약품을 어떻게 받는지까지 가족이 같이 알고 있는 것이 가장 든든한 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