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나며 올가을 첫 얼음이 관측됐고 아침 출근길에 살얼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첫 얼음은 얇고 투명해 평소 다니던 길에서도 미끄러지기 쉬우며, 특히 노인은 한 번의 낙상이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밑창 요철이 있는 낮은 굽 신발, 보폭을 줄인 걸음, 넘어진 뒤 고관절·손목 통증 확인이라는 세 가지를 점검하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11월 7일 입동이 지났다. 대구·경북에서는 지난달 28일 올가을 첫 얼음이 이미 관측됐고, 이는 평년보다 하루 빠른 기록이다.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밤사이 고인 물이 얇게 얼어 출근길 곳곳에 살얼음이 생긴다.
첫 얼음이 한겨울 빙판보다 위험한 이유는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두껍게 언 얼음은 하얗게 보여 피할 수 있지만, 첫 살얼음은 얇고 투명해 젖은 아스팔트처럼 보인다. 흔히 말하는 블랙아이스다. 평소 걷던 길이라 방심한 상태에서 밟게 되는 점이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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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이라고 모든 구간이 똑같이 위험하지는 않다. 미끄러짐은 특정 지점에 몰린다. 출근길에서 먼저 경계할 곳은 다음과 같다.
해가 들지 않는 그늘이 첫 번째다. 건물 사이나 북향 보도는 낮에도 녹지 않아 밤새 언 얼음이 그대로 남는다. 다리 위와 육교, 고가도로도 주의 대상이다. 바닥이 공기에 노출돼 지면보다 먼저 얼고 늦게 녹는다.
횡단보도의 흰 페인트 선과 점자블록도 미끄럽다. 표면이 매끈해 물이 얼면 주변 아스팔트보다 마찰이 떨어진다. 지하철과 건물 출입구, 계단, 경사로는 신발 밑창에 묻은 물이 타일이나 금속 바닥과 만나 실내에서도 미끄러진다. 이런 지점에서는 한 박자 늦추고 손잡이나 난간을 잡는 습관이 안전하다.
걸음보다 먼저 손봐야 할 것이 신발이다. 행정안전부 빙판길 낙상 국민행동요령은 굽이 낮고 밑창에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된 신발을 권한다.
밑창을 뒤집어 요철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점검이다. 홈이 깊고 고무가 무른 밑창은 얼음을 붙잡지만, 오래 신어 밑창이 닳아 매끈해진 구두나 뒷굽이 높은 신발은 접지 면이 작아 쉽게 미끄러진다. 바닥이 딱딱한 새 가죽 구두도 첫 며칠은 특히 불리하다.
출근 복장이 정해져 있다면 미끄럼 방지 밑창의 신발로 이동하고 사무실에서 갈아 신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눈이 잦은 지역이라면 신발에 덧씌우는 아이젠형 미끄럼 방지구를 챙겨두는 것도 방법이다.
신발을 바꿨어도 걷는 자세가 평소와 같으면 소용이 적다. 핵심은 보폭을 줄이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빙판길에서 평소보다 보폭을 10~20% 줄이라고 안내한다.
흔히 권장되는 방식이 펭귄 걸음이다. 보폭을 짧게 하고 발바닥 전체를 바닥에 평평하게 디디며, 무게 중심을 약간 앞쪽에 둔다. 발뒤꿈치부터 또는 발끝부터 디디면 접지 면이 좁아 미끄러지기 쉽다.
주머니에서 손을 빼는 것도 중요하다. 넘어질 때 손으로 균형을 잡거나 몸을 보호하려면 손이 나와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보며 걷거나 양손에 짐을 가득 들면 그만큼 대응이 늦는다. 급한 마음에 뛰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이다.
조심해도 미끄러질 수 있다. 중요한 건 다친 뒤의 판단이다. 넘어지는 순간 반사적으로 손을 짚으면 손목이, 엉덩방아를 찧으면 꼬리뼈와 고관절이, 뒤로 넘어지면 머리가 위험하다.
특히 어르신 가족이 있다면 고관절을 살펴야 한다. 넘어진 뒤 다리를 들기 어렵거나 일어설 때 엉덩이·사타구니에 심한 통증이 있으면 억지로 움직이지 말고 도움을 청해 병원으로 가야 한다. 질병관리청 손상 실태 조사에서 고관절 골절을 입은 노인 4명 중 1명은 1년 이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뒤 오래 누워 지내면서 생기는 폐렴·혈전증 같은 합병증이 원인으로 꼽힌다. 겨울철 낙상 손상이 고령층에 몰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머리를 부딪혔는데 구토나 심한 두통,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골다공증이 있거나 고령이라면 미세 골절이 숨어 있을 수 있으니, 통증이 며칠 이어지면 진료를 받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