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에서 8월 15일 규모 7.7 강진이 나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며 잠정 20명이 숨졌고 여진이 50여 차례 이어지고 있다. 지진은 지반을 이완시켜 이후 강우 때 산사태 위험을 키우는데, 이는 지진을 겪은 국내 지역에도 적용되는 조건이다. 산림청 산사태정보시스템에서 내 거주지의 위험등급과 가까운 대피소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에서 현지시각 8월 15일 새벽 규모 7.7 강진이 발생해, 이날 오후까지 잠정 20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에 따르면 진원 깊이는 15km, 진앙은 해안 도시 엔데에서 북서쪽으로 약 68km 떨어진 지점이다. 사망자 수는 집계가 진행 중이라 더 늘 수 있다.
구조가 늦어진 결정적 이유는 흔들림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벌어진 산사태였다. 무너진 토사가 도로를 덮으면서 장비와 인력이 마을에 닿지 못했고, 2명은 여전히 건물 잔해에 갇혀 있다. 지진의 1차 피해가 강진의 끝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cottonbro studio
본진이 지난 뒤에도 규모 5~6 이상 여진이 50여 차례 이어지고 있다. 이미 금이 간 건물과 느슨해진 비탈은 작은 흔들림에도 추가로 무너질 수 있어, 구조대와 주민이 다시 진입하기 어렵다. 큰 지진 직후 며칠이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하는 시기인 이유다.
이번 지진은 쓰나미 경보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여진과 산사태가 겹치는 국면에서는 해안보다 산비탈과 오래된 건물이 더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지진과 산사태가 이어지는 데는 분명한 원리가 있다. 강한 흔들림은 흙과 암반 사이의 결합을 끊고 지반에 미세한 균열을 남긴다. 평소라면 빗물이 표면을 타고 흘러갈 자리에, 갈라진 틈으로 물이 스며들면서 비탈 전체가 물을 머금은 진흙처럼 변한다.
그래서 지진이 지나간 사면은 같은 양의 비에도 훨씬 쉽게 무너진다. 국민안전24 등 재난 안내는 지진으로 지반이 약해진 지역에서는 평소 산사태가 없던 곳에서도 토사재해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진과 장마·태풍이 같은 시기에 겹치면 위험은 단순히 더해지는 게 아니라 서로를 키운다.
국내도 무관하지 않다. 2016년 경주, 2017년 포항처럼 지진을 겪은 지역에 집중호우가 겹치면 같은 조건이 만들어진다. 해외 뉴스로 보이던 상황이 내 동네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거주지 위험도는 산림청 산사태정보시스템(sansatai.forest.go.kr)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지도를 확대하면 시·군에서 읍·면·동, 다시 마을 단위까지 위험도가 매우 높음, 높음, 다소 높음, 낮음으로 나뉘어 나온다. 위험등급은 1~5등급으로 표시되며 1등급이 가장 위험하다.
확인해 두면 좋은 것은 세 가지다.
위험등급이 높게 나왔다면 큰비 예보가 있을 때 비탈 아래 주차나 야간 이동을 피하는 식으로 대응 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지진과 폭우가 함께 오는 일이 드물다고 넘기기보다, 내 주소를 한 번 넣어 보는 것이 이번 뉴스에서 챙길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인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