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9월 28일 2030년까지 9,400억 원을 투입하는 재난안전 AI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대응 중심에서 예측·대비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는 부산·영천·인제 세 곳 시범에 그쳐 전국 확산까지는 몇 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 내 집을 지켜주지는 못한다. 그 공백은 비상용품과 대피경로, 가족 연락 체계를 갖추는 개인 대비로 메워야 하며, 이는 시스템이 완성된 뒤에도 유지해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9월 28일 범정부 재난안전 AX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약 50개 사업에 9,400억 원을 투입해, 재난이 터진 뒤 대응하던 방식을 사전 예측·대비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집중호우나 태풍이 오면 침수 범위, 하천 수위, 기상, 119 신고 정보를 인공지능이 통합 분석해 대피와 통제 방안을 제시하는 구조다.
문제는 시점이다. 올해 배정된 예산은 2,785억 원이고, 실제 시범 운영은 부산과 경북 영천, 강원 인제 세 곳에서 시작한다. 전국에서 이 시스템이 돌아가려면 몇 년이 더 걸린다. 다시 말해, 이번 발표가 당장 오늘 밤 우리 집의 안전을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계획의 방향 자체가 힌트를 준다. 정부가 대응에서 예측·대비로 무게를 옮긴다는 건, 재난에서 사후 수습만큼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준비의 가장 작은 단위는 국가 시스템이 아니라 각 가정이다.

Marta Branco
그 사이 공백은 가정이 메워야 한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이 권하는 비상용품부터 갖추는 게 먼저다.
여기에 우리 집의 위험을 하나 더 얹으면 좋다. 저지대나 반지하라면 침수, 산 근처라면 산사태처럼 지역에 맞는 대비가 필요하다. 침수 위험지라면 물막이판이나 모래주머니를, 정전이 잦은 곳이라면 보조배터리를 목록에 추가하는 식이다.
핵심은 한 번 갖춰두고 잊지 않는 것이다. 국민재난안전포털도 물품의 유통기한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교체하라고 안내한다. 사두고 몇 년 묵힌 생수와 약은 정작 필요한 순간에 쓸 수 없다.
재난 순간에는 가족이 흩어질 수 있다. 그래서 다시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두는 것이 비상용품만큼 중요하다.
행정안전부는 대책본부가 지정하는 대피소와 친척집 등 두 곳을 만날 장소로 정하고 가족 모두가 숙지하라고 권한다. 집에서 대피소까지 가는 경로도 실제로 한 번 걸어보며 확인해두면 좋다. 대피소 위치와 행동요령은 안전디딤돌 앱이나 국민안전24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 시스템이 완성돼도 가정의 대비가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AI는 위험을 더 빨리, 더 정확히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경보를 받은 뒤 전등을 켜고 비상 가방을 메고 정해둔 장소로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개인 대비의 기준은 단순하다. 첫째, 경보를 받을 수단을 열어둔다. 재난문자와 안전 안내 앱 알림을 꺼두지 않는 것이다. 둘째, 비상용품과 만날 장소를 반년에 한 번은 점검한다. 셋째, 대피 경로를 계절이 바뀔 때마다 머릿속으로 되짚는다. 정부의 9,400억 원이 예측을 맡는다면, 마지막 몇 분의 대피는 이 세 가지 습관이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