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대설'과 기상청 '대설특보'는 다르며, 실제 고립 위험은 특보 수준의 폭설에서 생긴다. 폭설이 오면 도로 통제와 택배·배달 지연으로 며칠간 장보기가 끊길 수 있어 조리 없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미리 갖춰야 한다. 가족 수와 사흘을 기준으로 식수와 즉석식품, 통조림을 용도별로 나눠 담고 정전까지 가정해 조리 수단을 확인해 둔다.
눈 대비를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헷갈린다면, '대설'이라는 말이 두 가지로 쓰인다는 걸 구분하는 게 출발점이다. 하나는 24절기의 대설로, 2026년에는 12월 7일이다. 달력상의 절기일 뿐 그날 큰 눈이 온다는 뜻은 아니다. 이름은 중국 화북 지방 기후에서 왔고, 한국은 오히려 1~2월에 눈이 더 많다.
실제로 대비가 필요한 쪽은 기상청이 내리는 대설특보다. 기상청은 24시간 신적설이 5cm 이상 예상되면 대설주의보, 20cm 이상(산지는 30cm)이면 대설경보를 발효한다. 신적설은 하루 동안 새로 쌓인 눈의 깊이를 말한다. 고립과 생활 불편은 절기가 아니라 이 특보 수준의 눈에서 생긴다.

Julia M Cameron
폭설로 집에 며칠 머물게 되는 상황의 핵심 문제는 추위보다 보급이다. 도로가 통제되면 택배와 배달이 멈추고, 마트까지 걸어가기도 어려워진다. 전기가 끊기면 냉장고와 전기레인지도 쓸 수 없다. 그래서 비상식량의 기본은 '지금 전기가 끊겨도 먹을 수 있는가'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은 긴급 상황용 생존배낭은 2~3일분, 장기 사태 대비 비축은 30일분으로 안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가정이라면 사흘치를 먼저 채우고, 눈이 잦은 지역은 조금 더 넉넉히 잡는 게 현실적이다.
장을 볼 때 품목을 용도로 나누면 빠뜨리지 않는다.
통조림과 생수는 유통기한이 길어 평소 사두고 돌려 먹기에 좋다. 날짜를 적어두고 오래된 것부터 쓰면 버리는 일이 줄어든다.
양은 사흘을 기준으로 잡으면 가늠하기 쉽다. 마실 물은 성인 1명이 하루 약 2리터로 보고, 식사는 하루 세 끼를 즉석식품과 통조림으로 채운다고 계산한다.
| 품목 | 2인 3일 | 4인 3일 |
|---|---|---|
| 식수(마실 물) | 약 12L | 약 24L |
| 즉석밥·면 | 18끼분 | 36끼분 |
| 통조림·반찬 | 6~9개 | 12~18개 |
| 간식·에너지바 | 넉넉히 | 넉넉히 |
이 표는 출발선일 뿐이다. 아이가 있으면 간식과 물을, 노약자가 있으면 상비약과 부드러운 식품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확인할 건 어떻게 데우느냐다. 전기레인지만 쓰는 집이라면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부탄가스를 비상용으로 두는 편이 안전하다. 다만 환기가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오래 쓰는 건 위험하니 짧게 쓰고 환기한다.
정전이 되면 냉장고 문을 자주 열지 않는 것만으로도 냉기가 몇 시간은 유지된다. 손전등과 여분 건전지, 휴대폰 보조배터리는 식량과 같은 칸에 함께 둬야 막상 어두울 때 바로 찾는다. 눈은 그치면 금방 녹지만 끊긴 보급이 돌아오기까지는 그보다 하루 이틀이 더 걸린다. 이 시차를 염두에 두면 준비 수준을 어디에 맞출지 정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