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10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전국 28개 지역을 핼러윈 인파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위기경보 '주의'를 발령했으며, 30일부터 사흘간은 사람이 가장 몰리는 집중관리기간이다. 그만큼 주말 번화가의 밀집도가 높다는 뜻으로, 좁은 길에서는 양방향 통행이 600명만 넘어도 흐름이 막혀 위험해질 수 있다. 출발 전 출입구와 대피로, 교통 통제 정보를 확인하고, 압박이 느껴지면 소지품을 포기하고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행정안전부는 10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를 핼러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28개 지역을 인파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했다. 위기경보는 '주의' 단계가 발령돼 있다. 그중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사흘은 집중관리기간이다. 사람이 가장 몰리는 시점이 바로 이번 주말이라는 뜻이다.
서울만 봐도 10개 자치구 14개 지역이 관리 대상이고, 이태원·홍대·명동·성수동·건대·강남역·압구정 로데오·익선동 8곳은 중점관리지역으로 묶였다. 서울시는 이 지역에 안전인력 3,271명을 투입하고, 10월 31일에는 이태원로를 전면 통제한다고 밝혔다. 이런 숫자는 "조심하라"는 권고가 아니라, 그 거리에 실제로 사람이 얼마나 몰릴지에 대한 예고로 읽는 편이 낫다.
안전은 현장에서의 순발력보다 출발 전에 정해 두는 순서에서 더 많이 갈린다. 아래는 그 순서다.
Photo by You Le on Unsplash
사람이 많다고 다 위험한 것은 아니다. 문제가 되는 건 밀도가 아니라 흐름이 멈추는 순간이다. 해외 연구에서는 1㎡에 7명 수준까지 밀도가 오르면 군중이 액체처럼 움직이고, 한쪽에서 민 힘이 파도처럼 전달된다고 본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몸이 떠밀리기 시작하면 이미 위험 구간이다.
방향도 중요하다. 이태원 참사 이후 조사에서는 좁은 길에서 양방향 통행이 겹치면 600명만 넘어도 통행이 어려워지고, 800명 선에서는 사실상 길이 막혔다고 분석됐다. 같은 길이라도 한 방향으로만 흐르면 1,000명이 지나도 압력이 크지 않았다. 사람 수를 세는 건 불가능하니, 대신 두 가지 신호를 기억하면 된다. 앞뒤로 가려는 사람이 뒤엉켜 방향이 사라졌는가. 내 걸음을 내가 정하지 못하는가. 둘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더 들어가지 말고 빠져나올 때다.
번화가에 도착한 뒤 길을 찾는 건 늦다. 출발 전에 갈 곳의 출입구와, 그보다 중요한 대피로를 지도로 확인해 둔다. 행정안전부도 방문 전 혼잡 상황과 이동로를 미리 확인하라고 권한다.
피해야 할 구조는 분명하다. 경사로, 계단, 좁은 골목, 그리고 양쪽에서 사람이 밀려드는 교차 지점이다. 이태원 참사가 비탈진 좁은 골목에서 일어났다는 점을 떠올리면 된다. 들어가는 길과 나오는 길을 다르게 잡고, 막히면 되돌아 나올 지점을 미리 머릿속에 둔다.
혼잡 시간대 자체를 피하는 것도 동선이다. 밤이 깊을수록, 자정에 가까울수록 밀도는 올라간다. 동행이 있다면 흩어졌을 때 다시 만날 지점을 번화가 바깥쪽으로 하나 정해 둔다. 인파 속에서는 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다.
이미 빽빽한 곳에 들어섰다면 원칙은 몇 가지로 좁혀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팔을 굽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주먹을 쥐어, 가슴 앞에 숨 쉴 공간을 확보하라고 권한다. 압사 사고의 직접 원인은 넘어짐보다 가슴이 눌려 숨을 못 쉬는 압박이기 때문이다.
군중이 미는 방향에 맞서 버티면 반작용으로 압력만 커진다.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몸을 맡기되, 움직임이 잠시 느슨해지는 순간 대각선으로 가장자리를 향해 빠져나가는 것이 낫다. 소지품이 떨어져도 허리를 숙이지 않는다. 한 사람이 주저앉으면 뒤가 연쇄로 넘어진다. 소리를 지르는 것도 산소를 낭비할 뿐이라 전문가들은 권하지 않는다. 혹시 넘어지면 몸을 웅크려 머리와 가슴을 감싸고, 틈이 생기는 즉시 기어서 벗어난다.
중점관리지역 8곳에는 행정안전부와 지자체, 경찰, 소방이 함께 쓰는 현장합동상황실이 선다. 현장 안전요원의 통제와 안내가 가장 빠른 정보원이므로, 입·퇴장 때 뛰지 말고 지정된 통로를 따르는 편이 안전하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단위 면적당 인원을 자동으로 세는 인파감지 CCTV를 운영한다. 밀집이 감지되면 상황실과 소방·경찰에 통보되고, 현장 스피커로 경고 방송이 나가기도 한다. 방송이 들리면 분위기와 상관없이 따르는 게 맞다. 이태원로 전면 통제처럼 당일 교통 통제 정보는 출발 전에 확인해 두고, 위험을 느끼면 망설이지 말고 112나 119에 신고한다. 압박이 느껴지는 순간 신고는 이미 늦지 않았다.
경사로와 좁은 골목에서 흐름이 멈추고 몸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순간이 즐거움과 위험의 경계다. 더 깊이 들어가는 대신 가장자리로 한 걸음 물러서는 판단이, 이번 주말에는 가장 중요한 준비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