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시간당 강수량을 기준으로 비의 세기를 약한 비부터 매우 강한 비까지 네 단계로 나눈다. 숫자만 보면 감이 안 오지만 구간을 알면 빨래·세차·야외 운동을 오늘 할지 미룰지 바로 판단할 수 있다. 강수확률과 시간대별 1시간 강수량을 함께 보면 비 오는 시간만 피해 일정을 잡을 수 있다.
기상청은 비의 세기를 시간당 강수량으로 나눈다. 시간당 1~3mm 미만이면 약한 비, 3~15mm 미만이면 보통 비, 15~30mm 미만이면 강한 비, 30mm 이상이면 매우 강한 비다. 예보에 뜬 '5mm'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이 구간에 대입하면 된다.
약한 비는 우산을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정도다. 보통 비부터는 우산 없이 10분만 걸어도 옷이 꽤 젖는다. 강한 비는 바짓단과 신발이 금방 젖고 와이퍼를 빠르게 돌려야 하는 수준이다. 참고로 기상청 호우주의보 기준이 3시간에 60mm, 호우경보가 3시간에 90mm이니, 시간당 15mm를 넘는 강한 비면 일정을 다시 들여다볼 만하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시간당 5mm'가 한 시간 내내 고르게 오는 양이 아니라는 것이다. 강수량은 그 시간 동안 쌓인 총량이라, 앞 20분에 몰아 내리고 나머지는 그칠 수도 있다. 그래서 숫자 하나보다 뒤에서 설명할 시간대별 흐름을 함께 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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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밖에 널지 말지는 강수량 숫자 하나로 정하기 어렵다. 약한 비라도 하루 종일 흐리고 습하면 잘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강수확률을 함께 본다. 강수확률은 비가 얼마나 올지가 아니라 비가 올 가능성을 뜻한다. 성대신문 학술기획 설명처럼 강수확률 60%는 비슷한 날씨 100번 가운데 약 60번 비가 왔다는 의미다. 낮 강수확률이 60%를 넘으면 실외 건조는 접는 편이 안전하다.
다음은 지속 시간이다. 오전에만 잠깐 지나가고 오후부터 개는 날이라면, 오전은 건조기나 실내 건조로 넘긴 뒤 오후에 널어도 된다. 종일 비 예보일 때만 실내 건조를 기본값으로 잡으면 된다.
세차는 반대로 생각하는 쪽이 맞다. 비가 오는 날 자체보다 비가 그친 직후에 차가 가장 더러워진다. 빗물에 섞인 먼지와 도로의 흙탕물이 마르면서 얼룩으로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차는 오늘 하루가 아니라 앞으로 2~3일 강수확률을 함께 본다. 내일 비 예보가 있다면 오늘 세차는 미룬다. 비가 지나간 뒤 맑은 날이 이어질 때 한 세차가 가장 오래간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도 같은 이유로 뒤로 미루는 편이 낫다.
달리기나 자전거 같은 야외 운동은 비의 강도로 기준을 나누면 단순해진다.
약한 비(시간당 3mm 미만)는 운동 자체는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노면이다. 젖은 아스팔트와 포장 트랙은 평소보다 미끄럽고, 자전거는 제동 거리가 길어진다. 속도를 줄이고 코스를 평소보다 짧게 잡는 게 안전하다. 보통 비(시간당 3mm 이상)부터는 시야가 나빠지고 체온이 빠르게 떨어지니 실내로 옮기는 편이 낫다. 특히 기온이 낮은 봄가을에는 젖은 몸이 식는 속도가 빨라, 같은 비라도 여름보다 체감이 더 혹독하다. 천둥·번개 예보가 있으면 강수량과 상관없이 야외 운동은 중단한다. 번개는 비가 약해도 칠 수 있어 강수량만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 유일한 변수다.
하루 일정을 통째로 포기할 필요는 없다. 기상청 단기예보는 1시간 단위로 강수확률과 1시간 강수량을 따로 보여준다. 전국을 5km 격자로 나눠 읍·면·동 단위까지, 길게는 글피 예보까지 제공한다.
날씨누리나 날씨 앱에서 시간별 예보를 1시간 간격으로 펼치면, 비가 오전 9~11시에만 몰려 있고 오후는 갠다는 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빨래는 비 구간을 피해 오후에, 운동은 비가 그친 저녁에 배치하면 된다. 하루 한 번 보는 요약 예보보다 활동할 시간대의 강수확률과 강수량을 집어서 보는 쪽이 일정을 정확하게 맞춘다.
내일 일정을 앞두고 다음 세 가지만 확인하면 판단이 빨라진다.
세 활동 모두 결국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강수확률·강수량·시간대라는 세 축을 겹쳐 보는 일이다. 예보를 숫자 모음이 아니라 내 하루 일정표로 바꿔 읽으면, 비 오는 날에도 할 일을 꽤 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