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 mm는 비의 세기가 아니라 1제곱미터에 고인 물의 높이이며, 같은 5mm라도 시간당인지 하루 누적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비다. 보도 기준으로 시간당 5mm는 우산 없이 버티는 약한 비지만, 15mm부터 도로에 물이 고이고 30mm를 넘으면 우산이 사실상 무용해진다. 예보에서 시간당 수치와 자신의 도보 노출 시간을 함께 보고 우산과 복장을 정하면 된다.
일기예보에 "5mm"라는 숫자가 떠도, 우산을 챙겨야 할지는 그것만으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한 시간에 쏟아지는 5mm와 하루 종일 나눠 내리는 5mm는 완전히 다른 비이기 때문이다. 강수량 숫자를 제대로 읽으려면 두 가지만 알면 된다. mm가 무엇을 재는 값인지, 그리고 그 양이 '시간당'인지 '하루 누적'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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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 1mm는 넓이 1제곱미터에 물 1리터가 고인 양과 같다. 배수나 증발이 전혀 없다고 가정했을 때, 평평한 바닥에 물이 1mm 높이로 깔리는 정도다. 독일 뮌스터대 자료를 비롯한 여러 설명이 같은 기준을 쓴다.
그래서 5mm는 바닥에 물이 5mm 두께로 깔릴 만큼의 양이다. 중요한 건 이 숫자가 '얼마나 세게 내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쌓였는가'를 잰다는 점이다. 세기는 다음 질문에서 갈린다.
시간당 강수량은 그 한 시간 동안 쌓인 합계이고, 일강수량은 하루 전체의 합계다. 순간의 세기가 아니라 일정 시간 동안의 누적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시간당 5mm가 한 시간 내내 내리는 상황과, 하루 동안 띄엄띄엄 총 5mm가 내리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 앞쪽은 제법 비를 맞는 날이고, 뒤쪽은 종일 흐리다 몇 번 뿌리는 날에 가깝다. 예보를 볼 때 '시간당'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방송 보도들이 설명하는 시간당 강수량별 체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상청의 공식 분류표가 아니라 피해·상황 기준의 설명이라 자료마다 경계가 조금씩 다르다.
| 시간당 강수량 | 길·우산 상태 | 판단 |
|---|---|---|
| 5mm | 20분 넘게 맞아야 옷이 젖음 | 잠깐이면 우산 없이도 가능 |
| 10mm | 바닥에 물이 조금 고이고 빗소리가 들림 | 우산 쓰면 활동에 무리 없음 |
| 15mm | 도로에 물이 고이고 와이퍼가 계속 작동 | 우산 필수, 신발 젖음 주의 |
| 30mm | 잠깐만 걸어도 흠뻑 젖음 | 우산이 사실상 무용, 외출 자제 |
| 50mm 이상 | 도로가 빠르게 잠기고 차량도 위험 | 이동 자체를 다시 판단 |
우산이 무용해지는 기준을 2016년 보도는 시간당 30mm로, 2020년 보도는 50mm로 봤다. 바람과 개인 체감에 따라 달라지는 구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핵심은 강수 강도와 비를 맞는 시간을 함께 보는 것이다. 역까지 5분 걷는 사람과 20분 걷는 사람은 같은 비에도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시간당 5mm 이하에 도보 구간이 짧다면 접이식 우산 하나로 충분하고, 그마저 생략해도 큰 낭패는 아니다. 시간당 10mm를 넘어서면 우산은 기본이고 바지 밑단과 신발이 젖는 것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바깥에 널어둔 빨래는 약한 비에도 다시 젖으니, 시간당 강수량과 무관하게 비 예보가 있으면 실내 건조로 돌리는 편이 낫다.
시간당 50mm를 넘으면 침수 위험이 크게 오르고, 70mm를 넘으면 '극한 호우'로 분류된다. 시간당 100mm는 도로의 차가 떠내려갈 수 있는 재난 수준이다. 기상청은 올해부터 시간당 100mm 안팎의 비가 관측되거나 예상되면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따로 보낸다. 이 문자는 상황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즉시 대피하라는 뜻이다.
이 구간에서는 우산을 챙길지가 문제가 아니라, 나갈지 말지를 판단해야 한다. 강수량 숫자는 결국 옷차림을 정하는 도구이자, 어느 선부터는 안전을 정하는 신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