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가을비가 그친 뒤 주말 들어 중부 내륙과 산간을 중심으로 올가을 첫 영하권 아침이 예보됐다. 첫 추위는 보온이 안 된 수도계량기와 노출 배관에서 동파를 일으키기 쉬우므로, 계량기함 보온부터 노출 배관, 보일러 설정 순으로 미리 점검해야 한다. 이미 얼었다면 토치나 뜨거운 물로 급히 녹이지 말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천천히 풀거나 수도사업소에 신고하는 게 안전하다.

이번 주 전국에 가을비가 내렸다. 서울경제 날씨 예보 기준 아침 최저기온이 6~15도였는데, 비가 그친 뒤 기온이 한 단계 더 내려간다. 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이번 주 후반부터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곳이 나오고, 춘천 같은 내륙은 영하 1도 안팎까지 예보됐다.
첫 영하가 특히 위험한 건 아직 보온이 안 돼 있어서다. 비가 내린 뒤 하늘이 맑아지면 밤사이 열이 빠르게 빠져나가 새벽 기온이 뚝 떨어진다. 그래서 주말 추위가 오기 전, 이번 주 안에 집 안팎을 한 번 점검해두는 게 좋다. 순서는 피해가 잦은 곳부터다.

동파가 가장 자주 나는 곳은 외부에 노출된 수도계량기다. 복도식 아파트의 벽체형 계량기함이나 상가·연립주택의 맨홀형 계량기함은 찬 공기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계량기가 터지면 물이 끊기고 복구도 번거로우니 여기부터 본다.
서울시 안내에 따르면 계량기함 틈새로 찬 공기가 들어오지 않게 보온덮개로 밀폐하고, 함 안을 헌 옷이나 솜 같은 보온재로 채우는 게 기본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미 들어 있는 보온재가 젖었거나 망가졌다면 새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젖은 보온재는 오히려 얼어붙어 역효과를 낸다.
계량기를 끝냈다면 밖으로 드러난 배관을 본다. 베란다, 외벽, 보일러실처럼 난방이 닿지 않는 곳의 수도관이 대상이다. 스펀지형 보온재로 관을 감싸고, 북향이거나 바람이 직접 닿는 곳을 먼저 처리한다. 더 확실히 하려면 배관용 열선을 감는 방법도 있는데, 이때는 콘센트 상태와 과열 여부를 가끔 확인해야 한다. 겨우내 쓰지 않을 베란다 수도라면 밸브를 잠그고 안에 남은 물을 빼두는 편이 안전하다.
장기간 집을 비울 때 보일러 전원을 완전히 꺼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동파를 부른다. 전원을 끄는 대신 외출 모드나 동결방지 모드로 두면 난방수가 순환하며 일정 온도를 유지해 배관을 지킨다. 가스나 전기를 아끼려다 배관을 터뜨리면 수리비가 훨씬 크다.
여기에 더해,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보되면 수돗물을 흘려보낸다. 서울시 기준은 욕실 수도꼭지를 실처럼 가늘게 열어 26초에 200밀리리터 우유팩을 채울 정도다. 한파가 이틀 이상 이어지거나 야간·외출 때 특히 효과가 있다.
며칠 이상 집을 비운다면 한 가지를 더 한다. 보일러를 외출 모드로 돌려두고, 계량기 이후의 집 안 밸브를 잠근 뒤 수도꼭지를 열어 관에 남은 물을 빼두는 방법이다. 관에 물이 없으면 얼 것도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계량기함 보온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모든 추위가 동파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서울시 자료는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미만으로 이어지면 동파가 늘고, 영하 15도 아래로 떨어지면 피해가 급증한다고 설명한다. 서울시는 영하 10도 미만이 예상되면 단계별 동파예보 문자를 보낸다.
여기에 바람, 북향, 장기 미사용이 겹치면 위험이 커진다.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배관, 보온이 허술한 구형 계량기함이 대표적이다. 첫 영하라도 내륙과 산간의 새벽은 생각보다 많이 떨어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아침에 물이 안 나온다면 계량기 유리가 깨졌거나 부풀어 올랐는지부터 확인한다. 그다음이 중요한데, 녹이는 방법을 잘못 고르면 배관을 터뜨리거나 불을 낸다.
계량기 유리가 깨졌거나 배관이 터졌다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관할 수도사업소나 관리사무소에 신고한다. 서울이라면 다산콜센터(120)로도 접수된다. 첫 영하는 보통 피해 없이 넘길 수 있는 시점이다. 주말 추위가 닥치기 전, 계량기함부터 10분만 들여다보면 겨울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