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기온이 1도 내려갈 때 수축기 혈압이 약 1.3mmHg 오르고, 찬 공기에 노출되면 심박수가 빨라져 혈압이 급등하면서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혈관이 굳은 고령층과 고혈압 환자가 이 부담을 가장 크게 받으며, 하루 중 가장 추운 새벽·아침 시간대가 특히 위험하다. 아침 운동은 날이 풀린 뒤나 실내로 옮기고, 가슴 통증이나 한쪽 마비 같은 신호가 보이면 지체 없이 119에 연락해야 한다.

이번 주 들어 낮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고 바람이 거세졌다. 서울은 아침 최저 13도에 낮 최고가 15도에 그쳐, 평년보다 낮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다. 아침 기온 자체는 아직 평년과 비슷하지만, 본격적인 추위로 접어드는 길목이다. 고혈압이 있거나 연세 있는 가족이 있다면 지금부터 아침 습관을 점검해 둘 때다.
추위가 혈압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직접적이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기온이 1도 내려갈 때 수축기 혈압은 약 1.3mmHg 오른다. 찬 공기에 노출되면 몸은 체온을 지키려 혈관을 좁히고 심박수를 올리는데, 이 과정에서 혈압이 급격히 뛴다.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정혜문 교수는 이런 급상승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층과 고혈압 환자는 이 부담을 더 크게 받는다. 나이가 들거나 동맥경화, 고지혈증이 있으면 혈관이 두껍고 딱딱해져 혈압이 더 쉽게 오른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2024-2025절기 한랭질환 신고 현황을 보면 사망자 8명 가운데 87.5%가 65세 이상이었다. 추위 앞에서 고령층이 가장 취약하다는 뜻이다.

Yaroslav Shuraev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낮은 새벽과 아침은 혈관 수축이 가장 활발한 시간대다. 그래서 이 시간대의 과한 운동이 특히 위험하다. 순서를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먼저 운동 시간을 옮긴다. 이른 아침 야외 운동은 해가 올라 기온이 풀리는 오전 늦게나 낮으로 미루거나, 실내 운동과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대체한다. 바람이 강한 날은 실제 기온보다 체감온도가 더 낮아 혈관에 주는 부담도 커지므로,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은 야외 운동을 하루 미루는 편이 낫다.
외출 전에는 아래를 확인한다.
보건당국도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자는 한파에 체온 유지가 어려워 저체온증 위험이 높고, 무리한 신체활동이 혈압을 올려 심뇌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당부해 왔다. 추운 날 혼자 장시간 외출하기보다, 날이 풀린 시간에 짧게 움직이는 편이 안전하다.
혈압 관리만큼 중요한 것이 위험 신호를 알아채는 일이다. 다음 증상은 지체하면 안 된다.
30분 이상 가라앉지 않는 가슴 통증과 압박감,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은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얼굴이나 팔다리 한쪽의 마비, 말이 어눌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은 뇌졸중의 전형적인 신호다.
이때는 집에서 지켜보지 말고 즉시 119에 연락한다. 심근경색은 발병 후 약 2시간, 뇌졸중은 약 3시간이 치료의 갈림길로 알려져 있다. 혈압이 평소보다 높게 측정되고 쉽게 떨어지지 않을 때도 그냥 넘기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