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5~10도 낮아지고 순간풍속 15m/s 안팎의 강풍까지 겹치면서 체감추위가 커졌다. 체온 조절 능력이 약한 어르신과 아이는 같은 추위에도 저체온증과 혈압 변동 위험이 더 크다. 실내 온도와 옷차림, 외출 시간을 상황별로 조절하고 심한 떨림이나 의식 저하가 보이면 병원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
기상청 예보를 보면 14일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가량 떨어졌다. 서울·대전은 아침 9도, 강원 철원은 5도까지 내려갔고 낮에도 20도 안팎에 그쳤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순간풍속 초속 15미터가 넘는 강풍이 겹쳤다.
더 신경 쓸 부분은 바람이다. 같은 기온이라도 바람이 세면 피부에서 열을 빼앗기는 속도가 빨라져,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낮아진다. 어제까지 괜찮던 옷차림이 오늘 아침 부족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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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대한 몸의 반응은 나이에 따라 다르다. 몸은 추우면 혈관을 수축해 열 손실을 줄이고 떨림으로 열을 만드는데, 어르신은 이 조절 기능이 약하고 추위를 늦게 느낀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최근 5년간 한랭질환 응급실 신고 1,914건 가운데 60세 이상이 약 56%를 차지했고, 80세 이상의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4.2명으로 가장 높았던 배경이다.
혈압도 변수다. 찬 공기에 교감신경이 예민해지면 혈관이 좁아지고 혈압이 오른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어르신에게 이른 새벽의 찬 바람은 특히 부담이 된다.
음주도 위험을 키운다. 질병관리청 분석에서 한랭질환자의 21.3%가 음주 상태였는데, 술은 몸이 따뜻해지는 듯한 착각을 주지만 혈관을 넓혀 오히려 열을 더 빨리 내보낸다. 추운 날 바깥에서 반주를 곁들이는 자리는 어르신에게 특히 조심할 상황이다.
아이는 다른 이유로 취약하다. 몸집에 비해 체표면적이 넓어 열을 빨리 잃고, 춥다는 것을 스스로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다. 특히 1세 이하 영아는 저체온증이 와도 피부가 밝은 붉은색을 띠며 차가워지고 평소보다 잘 움직이지 않는 식으로만 나타날 수 있어, 보호자가 먼저 알아채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겨울철 수칙으로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라고 권한다. 구체적인 숫자를 못 박지는 않는데, 여러 건강 안내가 공통으로 드는 기준은 실내 18~20도, 습도 40~60% 정도다. 난방을 세게 틀어 바깥과 온도 차를 크게 벌리기보다, 적당한 온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편이 혈압 변동에는 안전하다.
습도도 함께 챙기는 게 좋다. 난방으로 공기가 건조해지면 호흡기 점막이 마르고 감기나 독감에 더 쉽게 노출된다. 가습기가 없다면 젖은 수건을 널거나 실내 빨래를 활용해도 된다.
옷은 두꺼운 한 겹보다 얇게 여러 겹 입는 쪽이 낫다. 겹 사이의 공기층이 체온을 잡아 주고, 실내외를 오갈 때 한 겹씩 벗고 입으며 온도 차에 대응할 수 있다. 장갑과 목도리, 모자로 손끝과 목, 머리를 덮으면 열 손실을 크게 줄인다.
외출 시간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온이 가장 낮은 이른 아침과 늦은 밤은 피하고, 볕이 오른 한낮으로 바깥 활동을 옮기는 게 안전하다.
대부분은 보온으로 넘어가지만, 넘겨선 안 되는 신호가 있다. 저체온증은 보통 온몸의 심한 떨림으로 시작해, 말이 어눌해지고 기억이 흐려지며 졸음이 쏟아지는 순으로 진행한다. 더 나아가면 떨림이 멈추고 의식이 흐려지는데, 이는 상태가 나아진 게 아니라 위험이 커졌다는 신호다.
중심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판단되면 저체온증으로 본다. 이때는 따뜻한 곳으로 옮겨 젖은 옷을 벗기고 담요로 몸통부터 감싼다. 의식이 또렷하면 따뜻한 음료가 도움이 되지만, 의식이 없을 때는 아무것도 먹이지 말고 곧바로 119에 연락한다.
어르신에게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이 나타나면 뇌졸중을 의심해 지체 없이 119를 불러야 한다. 아이가 심하게 처지거나 영아의 피부가 차고 반응이 둔해질 때도 마찬가지다. 추위로 생긴 증상은 초기에 대응할수록 회복이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