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울산 온산공단 화학업체 화재처럼 공장 지역에서 폭발음과 연기를 인지하면, 먼저 밖으로 나가기보다 실내로 들어가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실내에 머물지 밖으로 대피할지는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지자체가 긴급재난문자로 내리는 지시가 결정한다. 긴급재난문자 수신 설정과 동네 화학사고 대피장소를 미리 확인해 두면 실제 상황에서 망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10월 14일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의 한 화학업체에서 불이 났다. 톨루엔을 드럼통에 옮겨 담던 중 시작된 불은 위험물 약 16만8000L를 담은 탱크 7기를 모두 태웠고, 몇 분 간격으로 폭발음이 5~6차례 이어졌다. 검은 연기가 치솟자 소방당국에는 화재 신고만 38건이 접수됐고, 인근 건설현장 근로자 수천 명이 작업을 멈추고 대피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이 가장 먼저 할 일은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 아니다. 유독가스가 어디로 흐르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실내로 들어가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편이 대체로 더 안전하다. 그다음 지자체가 보내는 안전안내문자와 재난방송의 지시를 확인한다. 나갈지 머물지는 이 안내가 정해 준다.
Photo by Mathurin NAPOLY / matnapo on Unsplash
화학사고 대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집 안에 머무는 실내대피와, 사고 지역을 벗어나는 외부대피(주민소산)다. 둘 중 무엇을 할지는 개인이 냄새나 연기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판단의 주체는 지자체다. 화학물질안전원 안내에 따르면 외부로 유해물질이 누출된 경우 지자체는 화학물질안전원과 협의해 실내대피를 시킬지 주민을 대피시킬지 결정하고, 그 내용을 긴급재난문자로 알린다. 공식 지시가 오기 전까지는 실내대피를 기본값으로 보면 된다.
예외는 있다. 폭발이나 화재가 바로 곁에서 번지거나 건물 자체가 위험할 때는 지시를 기다리지 말고 즉시 사고 지점에서 멀어져야 한다.
실내에 머물 때는 외부 공기를 막는 것이 핵심이다. 창문과 출입문을 닫고, 환풍기와 에어컨·히터를 끈다. 문틈이나 환기구는 젖은 수건이나 테이프로 막는다. 유독물질은 대개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에 깔리므로, 가능하면 건물의 높은 층으로 올라가는 편이 낫다.
밖으로 대피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호흡기부터 보호한다. 젖은 수건이나 마스크로 코와 입을 막고, 바람을 안고 이동한다. 대피하려는 방향에서 가스가 날아오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의 직각으로 빠진다. 차량으로 움직일 때는 창문을 닫고 외기 유입을 막는다.
대피한 뒤 몸에 약품이 묻었다면 비누나 세제로 흐르는 물에 15분 이상 씻고, 오염된 옷은 비닐봉지에 밀봉해 따로 둔다.
사고 상황과 대피 지시는 여러 경로로 동시에 전달된다. 가장 빠른 것은 휴대전화로 자동 수신되는 긴급재난문자다. 온산공단 화재 때도 울주군이 안전안내문자로 차량 우회와 주민 주의를 당부했다.
문자 외에도 확인할 곳이 있다. 행정안전부 재난안전 앱인 안전디딤돌에서 재난 알림과 행동요령을 볼 수 있고, TV·라디오 재난방송과 지자체·민방위 안내방송도 중요한 정보원이다.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면 119에 신고하면서 냄새와 연기 색깔을 구체적으로 알린다. 여러 경로의 정보가 엇갈릴 때는 가장 최신의 공식 안내를 따른다.
공장 인근에 산다면 사고가 난 뒤 준비하기엔 늦다. 미리 해둘 일은 많지 않다.
사고는 예고 없이 난다. 평소 문자 설정과 대피장소 하나만 확인해 둬도, 실제 상황에서 망설이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