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26년 10월 27일 고리 3·4호기 계속운전을 허가하면서 2027년 상반기 재가동을 앞두게 됐다. 원전이 다시 돌아가는 만큼 인근 주민은 내 주소가 예방적보호조치구역(PAZ)과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UPZ) 중 어디에 속하는지부터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지자체 방사능방재 계획과 안전디딤돌 앱으로 대피소·행동요령을 익히고 요오드화칼륨 같은 비상용품과 가족 연락 체계를 함께 점검하면 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26년 10월 27일 고리 3·4호기의 계속운전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승인했다. 두 호기는 각각 40년 운전허가가 2024년 9월과 2025년 8월에 끝나 가동이 멈춰 있었는데, 설계수명 만료일로부터 10년 연장돼 3호기는 2034년 9월, 4호기는 2035년 8월까지 돌아갈 수 있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설비 개선과 정비, 규제기관 정기검사를 거쳐 2027년 상반기에 순차 재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이 발전소가 다시 돌아간다는 소식은, 인근에 사는 사람에게는 추상적인 뉴스가 아니다. 재가동의 안전성 판단은 규제기관의 몫이지만, 사고 상황을 가정한 대비는 주민 각자가 평소에 해 둘 수 있는 일이다. 허가가 났다고 당장 위험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 집이 원전과 어떤 거리에 있고, 유사시 어떤 안내를 받게 되는지는 지금 확인해 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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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주변에는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이 설정돼 있다. 크게 둘로 나뉜다. 발전소에 가장 가까운 예방적보호조치구역(PAZ)은 통상 반경 3~5km로, 사고 조짐이 있으면 방사성 물질이 퍼지기 전에 주민을 먼저 대피시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 바깥의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UPZ)은 대체로 20~30km 범위로, 방사능 영향을 평가해 옥내대피나 소개 같은 긴급 조치를 결정하는 구역이다.
과거 8~10km였던 이 구역은 법 개정 뒤 크게 넓어졌고, 울산처럼 최대 30km로 확대 설정한 지자체도 있다. 중요한 건 구역 경계가 지자체마다 다르게 그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원전에서 몇 km 떨어졌다"보다, 내 주소지가 PAZ인지 UPZ인지, 아니면 구역 밖인지를 관할 시·군·구 방사능방재 담당 부서나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구역에 따라 받는 안내와 사전 조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사시 가장 먼저 도착하는 것은 긴급재난문자다. 행정안전부의 안전디딤돌 앱을 미리 설치해 두면 긴급재난문자와 함께 재난 유형별 국민행동요령, 대피소·민방위 대피시설 위치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통신이 끊겨도 저장된 행동요령을 열람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점이 실제 상황에서는 요긴하다.
여기에 더해 거주 지자체가 배포하는 방사능방재 주민보호 계획을 한 번 읽어 두길 권한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집결지와 대피소, 이동 경로가 지역별로 지정돼 있어서다. 외국인 가족이 있다면 영어·중국어·일본어 안내를 제공하는 별도의 긴급재난 앱을 함께 설치해 두면 좋다.
행동요령을 아는 것과 실제로 준비해 두는 것은 다르다. 다음은 지금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이다.
요오드화칼륨은 방사성 요오드로 인한 갑상선 피폭을 줄이는 약품이지, 대피나 옥내대피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복용 시점과 용량은 당국 안내에 따라야 효과가 있다. 정리하면, 재가동 허가 자체보다 내 거주 구역과 대피 동선을 아는 것이 먼저다. 평소 5분이면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실제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필요한 정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