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중국 티베트에서 규모 7.0 지진이 깊이 10km의 얕은 곳에서 발생해 16명이 숨졌다. 규모가 같아도 진원이 얕으면 지진파가 지표에 거의 그대로 전해져 흔들림과 피해가 커진다. 지진 속보에서는 규모뿐 아니라 진원 깊이와 진도를 함께 보고, 초기 발표값은 수정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10월 22일 밤 중국 티베트자치구 나취시에서 규모 7.0 지진이 났다. 다음 날 집계로 16명이 숨지고 76명이 다쳤으며, 주택 339가구가 무너지거나 부서졌다. 이 지진의 진원 깊이는 10km. 규모만큼이나 이 '10km'가 피해를 키운 조건이다.
지진 뉴스를 보면 규모 숫자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규모가 같아도 흔들림의 세기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 차이를 가르는 핵심 변수 중 하나가 진원 깊이다.
세 가지가 자주 뒤섞인다. 규모는 지진이 뿜어낸 에너지의 크기다. 하나의 지진에 규모는 하나뿐이고, 숫자가 1 커지면 방출 에너지는 약 30배 늘어난다.
진도는 다르다. 특정 장소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세기이고, 같은 지진이라도 장소와 지반에 따라 다르게 매겨진다. 한국 기상청은 로마 숫자 I에서 XII까지 열두 단계로 나눈 수정 메르칼리 진도를 쓴다.
진원 깊이는 지진이 시작된 지점이 지표에서 얼마나 깊은가를 말한다. 규모나 진도와는 또 다른 숫자다. 이 값이 작을수록, 즉 얕을수록 지표의 흔들림이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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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거리에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진원이 얕을수록 지진파가 지표까지 가는 거리가 짧아, 도중에 잃는 에너지가 적다고 설명한다. 깊은 곳에서 난 지진은 땅속을 지나며 흔들림이 약해지지만, 얕은 지진은 그 세기를 거의 그대로 지표에 전한다.
그래서 규모가 크지 않아도 얕으면 위험하다. 2022년 인도네시아 자바섬 지진은 규모 5.6에 그쳤지만 진원이 약 10km로 얕아 큰 인명 피해를 냈다. 반대로 바다 밑 깊은 곳에서 난 큰 규모 지진이 뭍에서는 덜 느껴지기도 한다.
티베트 지진의 10km는 지구 기준으로 얕은 축에 든다. 규모 7.0이라는 에너지가 지표 가까이에서 터진 셈이다. 규모 6과 7의 차이도 작지 않다. 숫자로는 1 차이지만 방출 에너지는 약 30배 벌어진다. 규모 숫자 하나가 바뀔 때 체감이 완전히 달라지는 이유다.
큰 지진 뒤에는 여진이 따른다. 티베트에서도 본진 다음 날 낮까지 여진이 500회 넘게 관측됐다. 최대 규모는 4.3으로 본진보다 작았지만, 이미 금이 간 건물에는 여진이 추가 붕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본진이 지나갔다고 바로 안심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얕은 진원은 피해를 키우는 조건이지 전부는 아니다. 땅의 성질도 흔들림을 바꾼다. 단단한 암반은 지진파를 비교적 덜 키우지만, 무른 퇴적층 위에서는 흔들림이 증폭된다.
사람과 건물도 변수다. 인구가 밀집하고 내진 설계가 약한 지역일수록 같은 흔들림에도 피해가 커진다. 그래서 규모와 깊이가 비슷해도 어디서 났느냐에 따라 사망자 수는 크게 갈린다.
규모 하나만 보지 않는 편이 낫다. 다음을 함께 보면 그 지진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더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긴급재난문자는 지진 발생 5~10초 안에 자동 분석값으로 나간다. 그래서 처음 발표된 규모나 위치가 나중에 조정되기도 한다. 첫 숫자가 전부는 아니라는 뜻이다.
규모가 같다는 이유로 두 지진의 피해를 같게 볼 수는 없다. 진원 깊이와 진도까지 읽어야 그 흔들림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