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2030년까지 약 9,400억원을 들여 재난안전 관리를 사후 대응에서 AI 기반 사전 예측 체계로 바꾸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침수와 산사태는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AI가 통합 분석해 위험을 미리 판단하는 방식으로 바뀌지만, 주민이 받는 알림 방식이 당장 달라지지는 않는다. 지금 할 일은 긴급재난문자와 안전디딤돌 앱 등 기존 채널을 미리 챙겨두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9월 27일 범정부 재난안전 AX(인공지능 전환) 종합계획을 내놨다. 핵심은 2030년까지 50개 사업에 약 9,400억원을 투입해, 사고가 난 뒤 수습하는 방식에서 위험을 미리 판단하는 방식으로 재난관리의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12개 부처가 약 50개 사업에 2,785억원가량을 쓴다. 전체 9,400억원의 3분의 1도 안 되는 규모로,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는 뜻이다. 액수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방향이다. 지금까지 예보와 대응은 기관별로 나뉜 정보를 사람이 취합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과정을 AI가 대신 빠르게 엮겠다는 구상이다. 위험을 몇 분이라도 앞서 알수록 대피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예측의 속도는 곧 안전과 직결된다.

집중호우를 예로 들면 정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침수 범위와 피해 정보는 행정안전부, 기상 상황은 기상청, 하천 수위는 기후부, 119 신고는 소방청이 각각 가지고 있다. 새 체계는 이 데이터를 AI가 한데 모아 분석하고 위험 상황을 판단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도시 침수 위험 예측, AI 홍수예보 시설 구축, 산사태 현장 대응, 대형산불 대응 기술개발이 사업에 포함됐다. 예보가 '비가 얼마나 온다'에서 '이 지역이 언제쯤 잠길 위험이 있다'에 가까워지는 방향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이런 예측이 실제로 얼마나 정확할지는 시설이 갖춰지고 데이터가 쌓인 뒤에야 확인할 수 있다.
지역 단위에서는 이미 비슷한 움직임이 있다. 충북도는 자연재난 상황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신고·통제·대피 현황을 AI가 보고서에 자동 입력하도록 했다. 예전에는 신고 내용을 여러 통신망으로 전파한 뒤 부서별로 확인·처리하느라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들었는데, 그 절차를 줄인 것이다.
서울시는 한강 일대에 145㎞ 길이의 자체 통신망을 깔아 CCTV와 공공 와이파이, 경찰·소방·수난구조대의 현장 정보를 함께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올해 8개 거점을 11월 말까지 마치고 2027년 완료를 목표로 한다.
정리하면 지금 진행되는 것은 대부분 예측과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뒷단 작업이다. 그래서 당장 내 휴대전화로 오는 알림의 형태가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우리 동네에 홍수예보 시설이 들어오는지, 침수 예측이 실제 문자로 이어지는지가 앞으로 확인할 지점이다.
체계가 완성되기 전이라도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은 이미 있다.
침수나 산사태 위험 지역에 산다면, AI 예보가 자리 잡기를 기다리기보다 이 채널들의 수신 상태를 지금 점검해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