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확률은 비가 올 가능성을, 강수량은 비가 온다면 얼마나 올지를 나타내는 서로 다른 정보다. 확률 60%는 하루의 60% 시간이나 지역의 60%가 아니라 비슷한 조건에서 비가 온 비율에 가깝고, 양이나 지속시간은 알려주지 않는다. 우산은 확률, 빨래와 야외 일정은 예상 강수량과 지속성을 함께 봐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강수확률과 강수량이 헷갈리는 건, 둘 다 '비' 이야기를 하면서 실은 다른 것을 재기 때문이다. 강수확률 60%는 "비가 올 가능성"이고, 강수량 5mm는 "비가 온다면 얼마나 올지"다. 하나는 올지 말지, 다른 하나는 양을 말한다.
그래서 둘은 따로 움직인다. 확률이 높아도 양은 적을 수 있고, 확률이 낮아도 한번 오면 세게 쏟아질 수 있다. 강수확률 60%에 예상 강수량 1mm라면 "비가 올 가능성은 꽤 있지만, 와도 양은 많지 않다"는 뜻으로 읽는 게 맞다.

Alexey Demidov
강수확률은 비슷한 기상 조건이었던 과거의 날들 중 비가 온 비율에 가깝다. 60%라면 그런 조건에서 100번 중 약 60번 비가 왔다는 의미다. 여기서 자주 틀리는 해석이 있다.
보통 0.1mm 이상 비가 내릴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확률이 높다고 해서 비가 많이 온다는 뜻도 아니다. 즉 60%는 '가능성의 크기'일 뿐이다. 우산을 챙길지 말지에는 참고가 되지만, 바닥이 얼마나 젖을지는 이 숫자만으로 알 수 없다. 게다가 이 값은 실제 측정이 아니라 과거 비슷한 날씨를 바탕으로 한 추정치라, 예보 시점이 미래로 갈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
강수량은 보통 시간당(mm/h) 또는 하루 동안의 양으로 표시된다. 같은 5mm라도 한 시간에 쏟아지면 꽤 굵은 비고, 하루에 걸쳐 내리면 가끔 흩뿌리는 수준이다. 시간당 기준으로 체감을 정리하면 이렇다.
| 시간당 강수량 | 체감 | 우산 |
|---|---|---|
| 1~3mm | 마른 지면이 젖는 정도 | 쓰면 충분 |
| 5~10mm | 물웅덩이가 생기기 시작 | 쓰면 대체로 막힘 |
| 20mm 이상 | 생활에 지장, 옷이 젖기 시작 | 효용 급감 |
시간당 5mm 안팎이면 우산으로 충분히 버티는 비지만, 20mm를 넘어가면 우산을 써도 옷이 젖고 야외 활동이 어려워진다. 침수가 걱정되는 건 보통 시간당 50mm를 넘는 폭우부터다.
판단이 필요할 때는 두 숫자를 반드시 같이 본다. 확률만 보면 양을 놓치고, 양만 보면 올지 말지를 놓친다.
우산은 확률이 기준이다. 확률이 50~60%를 넘으면 양이 적어도 챙기는 편이 안전하다. 어차피 접는 우산 하나의 수고가 더 가볍기 때문이다.
빨래를 밖에 널지는 양과 지속성이 기준이다. 확률이 높아도 예상 강수량이 1mm 안팎이고 잠깐 지나갈 비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반대로 확률이 좀 낮아도 시간당 강수량이 많게 예보됐다면 널지 않는 게 낫다.
야외 행사나 캠핑처럼 취소 비용이 큰 일정은 두 값이 모두 높을 때, 특히 시간당 강수량이 많게 잡힐 때 가장 신중해야 한다. 예보는 미래로 갈수록 정확도가 떨어지니, 당일 아침에 확률과 강수량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짧은 시간대 판단은 비 레이더(강수 예측 영상)를 함께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