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웨더 예보 기준 올가을 설악산 첫 단풍은 9월 30일에 시작하지만 내장산 절정은 11월 초·중순으로 전국에서 가장 늦은 축이다. 단풍은 하루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질 때 드는데, 남쪽·저지대인 내장산은 이 시점이 늦고 올해는 늦더위로 평년보다 6~9일 더 밀렸다. 11월 초·중순을 기준 구간으로 두되 절정은 기상에 따라 며칠씩 움직이므로 출발 전 케이웨더·국립공원 단풍 현황으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올가을 단풍은 늦다. 케이웨더가 9월 11일 내놓은 예보를 보면 설악산 첫 단풍은 9월 30일에 시작하는데, 내장산 절정은 11월 초·중순으로 잡힌다. 한 나라 안에서 한 달 반 가까이 벌어지는 셈이다. 내장산을 늦게 잡아야 하는 이유는 단풍이 드는 조건 자체에 있다.
낙엽수는 하루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할 때 잎을 물들인다. 기온이 내려가면 잎 속 엽록소가 분해되고, 노란색을 내는 카로티노이드와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이 드러난다. 결국 단풍 시점을 정하는 건 그 지역이 언제 최저 5도에 닿느냐다.
여기서 '첫 단풍'과 '절정'을 구분해 두면 일정 잡기가 쉬워진다. 예보에서 첫 단풍은 산 전체의 2할가량, 절정은 8할가량 물든 때를 가리킨다. 첫 단풍이 관측됐다는 소식과 산 전체가 붉게 물드는 절정 사이에는 보통 10~14일 간격이 있다. 첫 단풍 뉴스만 보고 곧장 떠나면 아직 초록이 더 많은 산을 만나기 쉽다.

Nadine K
5도 도달 시점을 가르는 두 축이 위도와 고도다. 북쪽일수록, 높을수록 기온이 먼저 떨어진다. 그래서 단풍은 북에서 남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하루 20~25km씩 내려온다.
내장산은 이 흐름의 끝자락에 있다. 강원 고산인 설악산이 9월 말 물들기 시작할 때, 전북 남부의 내장산은 아직 여름 끝의 열기를 붙들고 있다. 케이웨더 예보에서도 중부지방 절정은 10월 19일~11월 1일, 남부지방은 11월 1~11일로 잡혀 있어 내장산은 전국에서 가장 늦은 축에 든다.
같은 원리가 한 산 안에서도 작동한다. 고도가 높은 정상부가 먼저 물들고 계곡과 산 아래가 뒤를 잇는다. 내장산에서도 서래봉 능선 쪽이 먼저, 내장사와 단풍터널이 있는 저지대가 조금 늦게 절정에 든다. 사진으로 정상 부근이 붉어졌다는 소식이 들려도 정작 걷기 좋은 아래쪽은 며칠 더 기다려야 할 수 있다.
| 산 | 위치·고도 | 첫 단풍(예상) | 절정(예상) |
|---|---|---|---|
| 설악산 | 강원·고산 | 9월 30일 | 10월 하순 |
| 북한산 | 중부 | 10월 하순 | 11월 초 |
| 내장산 | 남부·저지대 | 10월 하순~11월 초 | 11월 초·중순 |
내장산 절정은 평년에도 늦지만 올해는 더 늦다. 케이웨더는 내장산 첫 단풍이 평년보다 7일, 절정은 6~9일가량 늦을 것으로 봤다.
원인은 가을까지 이어진 늦더위다. 최근 5년간 9월 평균기온은 1990년대보다 2.3도 높아졌다. 단풍의 방아쇠인 최저 5도에 닿는 시점이 그만큼 밀린다. 9월이 더울수록, 여름 강수량이 적을수록 첫 단풍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내장산 특유의 나무가 시기를 더 뒤로 민다. 내장산에는 잎이 작고 유난히 붉은 애기단풍(당단풍)이 많다. 다른 산 단풍이 진 뒤에도 오래 붉게 남는 편이라 11월 중순까지도 볼 만하다. 뒤집어 말하면 설악산이나 오대산이 절정일 때 내장산으로 향하면 아직 이르다. 늦게 무는 산이라는 특성은 늦게 출발할수록 유리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절정 예상일은 하나의 숫자로 못 박기 어렵다. 첫 단풍에서 절정까지 보통 10~14일이 걸리고, 그해 기온과 일교차, 강수에 따라 절정은 사흘에서 닷새씩 앞뒤로 움직인다. 실제로 같은 내장산도 자료마다 첫 단풍을 10월 하순으로 보기도 하고 11월 초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날짜는 후보 구간으로 잡고, 출발 직전에 최신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내장산은 11월 초·중순을 기준 구간으로 두되, 올해 늦더위 탓에 예년보다 조금 뒤로 미뤄 잡는 편이 맞다. 확정된 하루를 고르기보다 예보가 갱신되는 10월 중순 이후 날짜를 다시 조정하는 것이 헛걸음을 줄이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