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크로반이 직접 상륙하지 않은 제주에서 간접 영향권 강풍으로 크레인이 넘어져 1명이 숨지고 강풍 피해 43건이 접수됐다. 태풍 중심 밖이어도 기압차로 생긴 돌풍은 면적이 넓은 구조물을 쓰러뜨릴 만큼 강하다. 강풍주의보와 경보의 풍속 기준을 알아두면 언제 외출과 야외 작업을 미뤄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2026년 9월 4일부터 5일까지 제주에서는 태풍 크로반의 여파로 강풍 피해가 43건 접수됐다. 제주항 부두에서는 크레인이 넘어지며 바지선 선주 50대 A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가 끝내 숨졌고, 크레인 기사 50대 B씨는 골절상을 입었다. 당시 제주는 태풍이 직접 상륙한 것이 아니라 간접 영향권에 들어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핵심은 이것이다. 태풍의 눈이 내 지역을 지나지 않아도 강풍은 얼마든지 위험하다. 특보가 떴다면 상륙 여부와 관계없이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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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중심에서 멀어도 기압 차이가 크면 그 사이로 강한 바람이 파고든다. 당시 제주는 순간풍속이 초속 20m(산지 25m)를 넘나들었다.
문제는 바람을 받는 면적이 넓은 구조물이다. 크레인, 대형 간판, 비계, 컨테이너처럼 옆면이 넓은 물체는 같은 바람에도 훨씬 큰 힘을 받는다. 특히 순간적으로 부는 돌풍은 평균 풍속보다 세기 때문에, '지금은 견딜 만하다'는 판단이 다음 돌풍에서 뒤집힐 수 있다. 항만과 공사 현장의 높은 구조물이 강풍에 취약한 이유다. 게다가 해안가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줄 장애물이 적어 같은 특보라도 체감 위력이 더 크다.
기상청 강풍특보는 두 단계로 나뉜다. 초속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구분 | 육상 풍속 | 육상 순간풍속 | 산지 순간풍속 |
|---|---|---|---|
| 강풍주의보 | 14m/s 이상 | 20m/s 이상 | 25m/s 이상 |
| 강풍경보 | 21m/s 이상 | 26m/s 이상 | 30m/s 이상 |
주의보 단계에서는 미리 치워야 할 것부터 챙긴다. 화분, 간판, 건조대, 공사 자재처럼 날아갈 수 있는 물건을 고정하거나 안으로 들인다. 창문은 잠그고 유리에 충격이 가지 않게 주변을 정리한다. 항만이나 공사 현장이라면 크레인과 비계, 야적 자재의 결박 상태를 이 단계에서 다시 확인하는 편이 낫다. 바람이 더 세지면 손대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경보 단계라면 판단을 바꿔야 한다. 국민재난안전포털과 기상청은 이때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지붕 위나 바깥에서의 작업, 집 안팎의 전기 수리를 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높은 곳의 작업은 특히 멈추는 편이 안전하다.
수치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판단이 쉽다.
한 가지 덧붙이면, 사고가 난 크레인의 정확한 파손 원인은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다. 다만 간접 영향권의 강풍만으로도 사망 사고가 났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특보 문자를 '내 지역은 태풍이 안 온다'로 읽지 말고, 바람 자체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