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스위스 알프스 트리프트 빙하에서 1992년 실종된 벨기에 산악인 두 명의 유해가 34년 만에 발견됐다. 빙하가 기록적으로 빠르게 녹으며 얼음 속 유해가 잇따라 드러나는 것으로, 알프스 빙하는 2000년 이후 38%가 사라졌다. 같은 온난화가 한국에서는 역대 최고 기온과 길어진 폭염으로 나타나며, 냉방비와 농산물 가격 같은 생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2026년 7월 26일, 스위스 남부 발레주의 트리프트 빙하 부근에서 등산객이 유해를 발견했다. 발레주 경찰은 DNA 대조를 거쳐, 1992년 9월 바이스미스(해발 4,017m)를 오르다 실종된 벨기에 산악인 두 명이라고 확인했다. 사라진 지 34년 만이었다.
이런 발견은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반복되는 흐름에 가깝다. 2025년에도 오버 가벨호른에서 1994년 실종된 스위스 산악인의 유해가 나왔다. 얼음은 시신을 오래 보존한다. 수십 년 전 조난한 등반가들이 빙하 속에 갇혀 있다가, 그 얼음이 물러나면서 하나씩 지표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Atlantic Ambience
이유는 단순하다. 빙하가 그만큼 빠르게 줄고 있어서다. 스위스 론 빙하는 올여름 6~7월 폭염을 지나며 한 달 새 4m 넘는 얼음을 잃었고, 하루 약 10cm씩 뒤로 물러났다. 겨우내 쌓인 눈이 통상 8월 중순쯤 다 녹는데, 올해는 그 시점이 한 달 반 이상 앞당겨졌다.
길게 보면 손실 규모가 더 분명하다. 2000년부터 2024년 사이 알프스 빙하의 38%가 영구히 사라졌고, 스위스 빙하 부피는 2024~2025년 한 해에만 약 3% 줄었다. 2015년 이후 10년 동안 스위스 빙하의 약 4분의 1이 없어졌다. 얼음이 물러난 자리에서 유해가 드러나는 것은, 그 후퇴 속도를 사람의 흔적으로 확인하는 셈이다.
알프스의 얼음과 한국의 여름은 같은 원인을 공유한다. 한국에서 온난화는 빙하 대신 기온 기록으로 나타난다. 기상청 집계로 2024년 연평균기온은 14.5℃로 역대 가장 높았고, 2025년 여름철 평균기온도 25.7℃로 최고치를 새로 썼다.
체감으로 이어지는 대목은 열대야다. 2024년 전국 열대야는 24.5일로, 종전 최다였던 1994년의 16.8일보다 1.5배가량 많았다. 1973년 이후로 보면 10년마다 폭염일수는 1.8일, 열대야일수는 1.6일씩 꾸준히 늘었다. 최근 10년의 여름 더위는 50년 전보다 열흘 일찍 시작해 열흘 늦게 끝난다. 빙하가 녹는 스위스와 밤잠을 설치는 한국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온도계가 가리키는 방향은 같다.
여기서부터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추세를 근거로 한 전망이다. 다만 방향은 비교적 뚜렷하다. 여름이 길어지고 더위가 세지면 냉방을 켜는 기간이 늘고, 그만큼 전기요금 부담이 커진다. 이른 폭염과 늦여름 열대야는 채소·과일 작황을 흔들어 농산물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물이 걸린 문제도 있다. 알프스에서는 빙하가 여름철 하천 수량을 떠받쳐 왔는데, 얼음이 줄면 그 완충이 약해진다. 한국은 빙하에 기대지 않지만, 강수가 특정 시기에 몰리고 마른 기간이 길어지면 봄 가뭄과 여름 집중호우가 함께 잦아질 수 있다.
정리하면, 34년 만에 드러난 유해는 먼 나라의 뉴스처럼 보여도 우리와 같은 온도 상승의 결과다. 당장 할 수 있는 대비는 거창하지 않다. 여름철 냉방비를 미리 가늠하고, 폭염·호우 특보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며, 지역별 가뭄·물 부족 정보를 확인해 두는 정도다. 눈에 보이는 신호가 늘고 있는 만큼, 이를 개인의 준비로 옮겨 두는 일이 점점 중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