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2% 줄었지만, 2030년 목표에 필요한 연 3.6% 감축 속도의 절반 수준이고 산업 부문 배출은 오히려 늘었다. 감축이 목표에 못 미치는 사이 대기 중 온실가스는 계속 쌓이고, 이는 폭염·태풍 같은 극단 기상현상의 강도와 빈도를 키운다. 배출과 기상재해가 연결되는 원리와 개인이 일상에서 점검할 재해 대비 항목을 정리했다.

2024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6억 9,158만 톤으로 전년보다 2%가량 줄었다. 숫자만 보면 방향은 맞다. 문제는 속도다. 2030년 감축 목표를 지키려면 해마다 3.6% 이상 줄여야 하는데, 지난해 감축 폭은 그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부문을 뜯어보면 온도차가 더 뚜렷하다. 석탄 발전 비중이 줄면서 전환·발전 부문은 5.4% 감소했지만, 산업 부문 배출은 오히려 0.5% 늘었다. 전체가 조금 줄었다고 해서 배출이 꺾이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흡수량을 뺀 순배출은 여전히 약 6억 톤에 이르고, 2030년까지 2억 톤 넘게 더 줄여야 한다.

Rafael Titoneli
감축 속도가 더딘 배경에는 공공 영역의 부진이 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4년 공공기관 794곳 가운데 253곳(31.9%)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최근 5년간 미달률은 계속 30%대였다.
기후를 감시하는 기상청조차 개선명령을 4건 받았고, 같은 기간 민간 부문 이행률이 80%를 웃돈 것과 대비된다.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쪽이 스스로의 목표를 놓치는 구조에서는 전체 감축 속도가 붙기 어렵다.
감축이 정체되면 왜 날씨가 문제일까. 핵심은 온실가스가 대기에 '쌓인다'는 점이다. 한 해 배출이 조금 줄어도 총량이 계속 더해지면 대기 중 농도는 올라가고, 그만큼 지구는 더워진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2021)는 온난화가 인간 활동 때문이라는 점을 "명백하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1950년대 이후 대부분 육지에서 폭염과 호우의 빈도·강도가 커졌고 그 주요 요인이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라고 지적했다.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 시점도 2021~2040년 사이로 앞당겨졌다.
즉 폭염이 더 자주, 더 세게 오고 태풍과 집중호우의 강도가 높아지는 흐름은 배출 누적과 직접 연결돼 있다. 한 해의 배출을 조금 줄이는 것과, 이미 쌓인 온실가스가 만들어내는 기후 변화는 별개의 문제인 셈이다. 배출을 목표만큼 줄이지 못하는 동안 이 위험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축적된다.
국가 단위 감축은 개인이 당장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위험이 커지는 방향이 분명한 이상, 재해 대비는 미리 손봐둘 수 있다.
배출 통계의 소폭 감소를 '개선'으로만 읽으면 방심하기 쉽다. 지금 확인된 사실은 감축 속도가 목표에 못 미치고, 그 사이 기상재해 위험은 커지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큰 흐름을 개인이 바꾸긴 어려워도, 다가올 여름과 태풍철에 대한 대비는 지금부터 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