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사고의 골든타임은 통상 72시간으로 보지만, 네팔 수력발전소 터널에서는 갇힌 2명이 열흘째 구조되며 이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보여줬다. 생존을 가른 건 시간보다 호흡 가능한 공기와 물에 잠기지 않은 공간, 체온이었다. 폭우 때 지하는 5~10분이면 잠기는 만큼, 정강이 높이 전 탈출과 위치 알리기 같은 대응 기준을 미리 익혀두는 것이 중요하다.

매몰 사고에서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은 72시간, 사흘이다. 하지만 이 숫자는 이 시간을 넘기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다. 물과 습도, 갇힌 공간의 상태에 따라 생존 가능 시간은 크게 달라진다.
실제로 그렇다. 네팔 어퍼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에서는 8월 하순 홍수로 지하터널에 갇힌 노동자 2명이 열흘째인 9월 4일 구조됐다. 72시간을 훌쩍 넘긴 뒤였다. 골든타임은 반드시 지켜야 할 목표에 가깝지, 생존의 마감 시한이 아니다.

Yusuf P
네팔 사례는 무엇이 생존을 좌우하는지 잘 보여준다. 두 사람이 발견된 곳은 터널 안쪽 약 170m 지점이었다. 이들이 버틸 수 있었던 건 홍수 당시 설비 점검을 위해 발전소 가동이 멈춰 있었고 수로도 닫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덕에 터널 안에 호흡할 공기와 몸을 둘 공간이 남아 있었다.
정리하면 매몰 생존은 시간보다 조건의 문제에 가깝다. 숨 쉴 공기, 물에 잠기지 않은 공간, 그리고 체온이다. 구조된 두 사람 중 한 명은 몸 상태가 양호했지만, 다른 한 명은 저체온증으로 손발을 움직이지 못했다. 공기와 공간이 확보돼도 체온이 떨어지면 시간은 다시 촉박해진다.
갇힌 사람 입장에서 중요한 건 구조대가 자신의 위치를 알아채는 것이다. 네팔에서도 네팔군과 경찰 합동구조대가 투입됐고, 한국 긴급구호대의 헬기 2대가 지원에 나섰다. 구조된 두 사람은 들것에 실려 산소마스크를 쓴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지역의 다른 발전소에서는 한국인 근로자 9명이 실종됐지만 구조 소식이 없는 상태다. 매몰 구조가 결국 생존신호를 확인하는 작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갇혔을 때 소리나 두드림 등으로 위치를 알리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
냉정하게 보면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은 매몰된 뒤가 아니라 그 전이다. 특히 폭우 때 지하 공간은 순식간에 잠긴다. 행정안전부 안내에 따르면 지하로 빗물이 유입되기 시작하면 5~10분 만에 침수된다.
그래서 상황별 기준을 미리 알아두는 게 실질적인 대비다.
이미 물이 차올라 빠져나갈 수 없다면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감전을 막게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고, 119나 외부에 즉시 위치를 알린다. 구명조끼나 튜브, 대형 스티로폼처럼 물에 뜰 수 있는 물건을 확보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네팔 사례가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공기가 통하고 물이 닿지 않는 높은 지점을 찾아 체온을 지키며 버티는 것, 그리고 구조대가 위치를 찾을 때까지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72시간이라는 숫자에 갇히기보다, 지금 있는 공간에서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을 하나씩 챙기는 편이 생존 확률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