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규모 3.1 해남 지진 때 가장 가까운 한빛원전의 계측값은 0.0032g로, 내진설계 기준 0.2g의 1.6% 수준에 그쳐 원안위가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 국내 원전은 규모 6.5~7.0 상당인 0.2~0.3g를 견디도록 설계됐고, 지반가속도가 0.01g·0.1g·0.18g를 넘을 때마다 경보·수동정지·자동정지로 단계적으로 대응한다. 앞으로 원전 인근 지진 뉴스는 규모가 아니라 그 원전에서 측정된 지반가속도가 자동정지 기준 0.18g에 얼마나 가까운지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다.

8월 23일 오전 6시 43분경 전남 해남군 서북서쪽 21km 지점에서 규모 3.1 지진이 났다. 올해 국내에서 처음 나온 3.0대 지진이고, 해남으로선 6년 만이다. 이 일대는 앞선 열흘 동안 70여 차례 약한 지진이 잇따라 지진 위기경보가 '주의'로 올라간 상태였다.
관심은 인근 원전으로 향했다.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한빛원전이 약 83.2km 떨어져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모든 원자로 시설에 이상이 없고, 가동 원전은 정상 운전 중이라고 밝혔다.
'이상 없다'는 말의 근거는 숫자에 있다. 이번에 한빛원전에서 측정된 지반 흔들림은 0.0032g였다. 원안위 한빛원전지역사무소는 현장에 나가 긴급 점검까지 했지만 특이 사항은 없었다.

Muhammet Çolak
원전 안전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단위가 g, 지반가속도다. 지진으로 땅이 얼마나 세게 흔들리는지를 나타내며, 원전이 견디도록 설계된 한계를 이 값으로 정한다.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은 0.2g다. 리히터 규모 6.5 정도의 지진을 견디도록 만들었다는 뜻이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신고리 3·4호기부터는 0.3g, 규모 7.0 상당까지 기준을 높였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는 기존 원전도 0.2g에서 0.3g 수준으로 내진 성능을 보강해, 약 3만8500개에 이르는 기기의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다시 확인하고 손봤다.
이 기준에 이번 계측값을 대보면 여유가 얼마나 컸는지 드러난다. 0.0032g는 설계기준 0.2g의 약 1.6% 수준이다. 규모 3.1 지진은 원전이 상정한 지진과는 자릿수가 다른 흔들림이었던 셈이다.
원전은 사람이 판단하기 전에 스스로 멈추도록 설계돼 있다. 지반가속도가 커질수록 단계적으로 조치가 강해진다.
| 단계 | 지반가속도 | 조치 |
|---|---|---|
| 경보 | 0.01g 이상 | 경보 발령 |
| 수동정지 | 0.1g 이상 | 원자로 수동 정지 |
| 자동정지 | 0.18g 이상 | 원자로 자동 정지 |
0.01g는 대략 규모 4.0 지진에 해당한다. 0.18g를 넘으면 사람의 조작 없이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하고, 이때 제어봉이 자유낙하하며 핵분열을 멈춘다.
이번 계측값 0.0032g는 가장 낮은 경보 단계인 0.01g에도 못 미쳤다. 자동정지 기준 0.18g와 비교하면 약 56분의 1 수준이다. 원전이 반응할 필요조차 없는 흔들림이었다는 뜻이다.
앞으로 원전 인근에서 지진이 났다는 소식을 접하면, 규모 숫자 하나로 안전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같은 규모라도 진앙이 원전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고 얼마나 깊은지에 따라 원전에서 측정되는 지반가속도는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확인할 값은 두 가지다. 하나는 원전에서 실제로 측정된 지반가속도, 다른 하나는 그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0.2g 또는 0.3g)이다. 계측값이 자동정지 기준인 0.18g에 얼마나 가까운지를 보면, 그 지진이 원전에 실질적 위협이었는지 대략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설계기준을 넘어서는 지진이 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원전 안전은 '어떤 지진에도 절대 안전하다'가 아니라 '상정한 기준까지는 견디고, 그 안에서 단계적으로 멈춘다'는 구조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이번 해남 지진은 그 기준선에서 한참 아래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