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호 태풍 크로반은 오키나와 부근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튼 뒤 남하하는 이례적 경로로, 현재 예보상 한반도 상륙 가능성은 낮다. 다만 9월 4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제주 대부분에 강풍특보가 내려질 수 있고 남해안 물결이 높게 일겠다. 진로 변수가 커 여행 전 항공편 운항정보와 갱신되는 태풍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예보상 태풍 크로반이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제주와 남해안은 9월 4일을 전후로 강풍과 높은 물결의 영향권에 든다.
제24호 태풍 크로반은 9월 3일 오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380km 해상에서 시속 17km로 북서진했다. 중심기압 994hPa, 최대풍속은 초속 21m, 강풍반경은 250km다. 이날 오후에는 오키나와 동북동쪽 약 140km까지 접근한 뒤, 4일 오전까지 북서진하다가 오후부터 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시속 8km로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측된다.
5일 이후에는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동쪽으로 이동하는 이례적인 경로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쪽으로 곧장 북상하는 흐름이 아니다.

Oscar Chan
크로반이 우리나라에 직접 상륙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근거는 경로의 방향이다. 태풍이 오키나와 북쪽에서 북상을 계속하는 대신 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남하하는 그림이기 때문에, 중심이 제주를 직접 통과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 판단에는 조건이 붙는다. 기상청은 태풍 중심의 70% 확률반경이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넓어지고 있어 실제 이동 경로가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 기상청은 경로를 제주 쪽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상륙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현재 예보 기준'이라는 단서를 떼놓고 보면 안 된다.
중심이 비켜간다고 해서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태풍의 강풍반경이 250km에 이르는 만큼, 가장자리 바람만으로도 제주와 남해안은 거칠어진다.
기상청은 4일 오전 0시부터 6시 사이 서귀포시 남부를 제외한 제주 대부분 지역에 강풍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다. 바다는 이미 사나워지고 있다. 제주 동부 앞바다 물결은 3일 최고 5m, 남부 앞바다는 최고 4m까지 높게 일겠다. 제주에는 순간풍속 55km/h의 강풍이 관측되기도 했다.
육지 날씨는 대조적이다. 4일 전국은 대체로 맑고 최고기온이 25~32도까지 오르겠지만, 남해와 동해 연안은 오후부터 크로반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과 높은 물결이 예상된다. 맑은 하늘만 보고 바다를 얕보면 안 되는 상황이다.
여행 자체가 무산될 정도의 태풍은 아니다. 하지만 시점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제주가 가장 거칠어지는 구간은 4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다. 주말인 5~6일은 태풍이 남하하며 멀어지는 경로지만, 진로 변수가 커 지금 단계에서 주말 날씨를 확정하긴 이르다.
가장 현실적인 변수는 항공편이다. 제주공항은 강풍이나 급변풍 특보가 걸리면 결항과 지연이 몰린다. 지난 7월 12일에도 태풍 간접 영향과 강풍경보가 겹치며 하루 100편 넘는 항공편이 결항한 바 있다. 이번에도 4일을 중심으로 강풍특보가 예상되는 만큼, 금요일과 토요일 출발편은 여유를 두고 지켜보는 편이 안전하다.
출발 전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기상청 태풍정보는 태풍이 가까워질수록 더 자주 갱신되니 출발 전날 저녁과 당일 아침에 최신 경로를 다시 볼 것. 둘째, 제주국제공항 운항정보와 이용 항공사의 결항·지연 안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것. 바다 활동이나 해안 도로를 낀 일정이라면 4일에는 무리하지 않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