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광복절 연휴 15~17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최대 250㎜ 이상, 시간당 70㎜에 이르는 매우 강한 비를 예보했다. 오래 이어진 가뭄으로 바짝 마른 땅에 짧은 시간 폭우가 쏟아지면 물이 스며들지 못해 산사태와 토사 유출, 저지대 침수 위험이 커진다. 산지·계곡·하천변과 지하공간을 피하고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오면 즉시 대피하는 등 이동 전 위험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경남을 비롯한 남부는 최근 심각한 가뭄을 겪었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소방차 159대가 나흘째 논밭에 물을 대며 하루에만 2만6000t 넘는 급수가 이뤄졌을 정도다. 그래서 이번 연휴 비를 반가운 단비로 여기기 쉽지만, 기상청 예보는 정반대의 위험을 가리킨다.
기상청은 광복절 연휴인 15일부터 17일 사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고,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최대 250㎜ 이상, 시간당 최대 70㎜에 이르는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래 마른 땅은 물을 천천히 머금지 못한다. 짧은 시간에 강하게 퍼부으면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고 그대로 흘러 산사태와 토사 유출, 저지대 침수로 이어진다. 가뭄 뒤 극한호우가 특히 위험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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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예상 강수량은 남부에 집중된다.
| 지역 | 예상 강수량 | 많은 곳 |
|---|---|---|
| 경남 | 50~150㎜ | 서부 남해안·지리산 200㎜ 이상 |
| 전남 | 50~100㎜ | 남해안·지리산 150㎜ 이상 |
| 대구·경북 | 50~100㎜ | 남부 120㎜ 이상 |
| 제주 | 50~100㎜ | 산지 200㎜ 이상 |
일부 예보는 남해안과 지리산 일대 강수량을 250㎜ 이상까지 높여 잡았다. 특히 늦은 밤부터 16일 새벽 사이 전남 남해안과 지리산 일대에 시간당 20~30㎜의 집중호우가 예상되니, 이 시간대 이동은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총 강수량보다 시간당 강수량이다. 같은 100㎜라도 하루에 걸쳐 내리면 견딜 만하지만, 한두 시간에 몰리면 배수 용량을 넘겨 도로가 잠기고 하천이 순식간에 불어난다. 이번 비가 위험한 것은 총량과 함께 시간당 강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짧고 강한 비에서 생명을 지키는 신호가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다. 기상청은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이거나, 1시간에 72㎜ 이상이 관측되면 해당 지역에 긴급재난문자를 보낸다. 2023년 시작해 지난해 전국으로 확대된 제도다.
이 문자가 오면 상황을 더 지켜보지 말고 바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미 위험 수준의 비가 내리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문자를 기다리기 전이라도 계곡이나 하천 주변에서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물이 흐려지면 그 자체가 대피 신호다.
지리산 등 산지와 계곡은 이번 비의 가장 큰 위험 지역이다. 상류에 내린 비가 순식간에 하류로 불어나 계곡 물이 몇 분 만에 사람 키를 넘길 수 있다. 등산과 계곡 물놀이는 접고, 산비탈이나 급경사지 아래에는 머물지 않는다.
하천변, 배수로, 해안가도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4일 대책회의를 열어 이번 연휴에 해안가 갯바위와 방파제 출입을 통제하고, 반지하주택과 지하차도를 실시간 감시하며 위험 징후가 보이면 주민을 먼저 대피시키겠다고 밝혔다. 불어난 물을 구경하러 하천에 나가는 행동이 매년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하 공간은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지상보다 훨씬 빠르다. 지하차도는 진입하는 순간 물이 차면 문이 열리지 않을 수 있어, 조금이라도 물이 고여 있으면 진입하지 않고 돌아가는 것이 원칙이다. 지하주차장 차량도 비가 본격화하기 전에 지상으로 옮겨 두는 편이 낫다.
연휴에 남부를 오가거나 그곳에 머문다면, 집을 나서기 전 다음을 확인한다.
비는 17일 새벽 이후 남부부터 차차 잦아들 전망이지만, 위험은 비가 가장 거센 늦은 밤과 새벽에 몰려 있다. 판단이 애매할 때는 일정을 미루는 쪽이 늘 더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