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30일부터 31일 오전까지 충청권과 전북에 최대 200mm 이상의 비와 호우특보를 예고했다. 시간당 강수량이 배수 용량을 넘으면 지하차도는 순식간에 잠기지만, 실제 도로 통제는 물이 5cm 찼을 때에야 걸린다. 예보 수치만 믿기보다 재난문자와 도로 통제 정보를 함께 확인하고, 이동 중 침수를 만나면 진입하지 않는 판단이 먼저다.

기상청은 8월 29일, 30일부터 31일 사이 전국에 비가 내리고 충청권과 전북에는 최대 200mm 이상 쏟아지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세종·충남은 80~150mm, 충북은 50~100mm, 광주·전남은 30~80mm가 예상되며 많은 곳은 이보다 훨씬 많다. 기상청은 충청권과 남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표될 것으로 봤고, 비는 31일 오전까지 집중될 전망이다.
출근길에 지하차도나 저지대 도로를 지난다면 이 누적 강수량보다 더 신경 써야 할 숫자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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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차도 침수를 좌우하는 건 하루 총량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얼마나 퍼붓느냐다. 도시의 빗물 배수 용량에는 한계가 있어서, 시간당 강수량이 그 처리량을 넘어서는 순간 물이 갈 곳을 잃고 가장 낮은 지점, 즉 지하차도와 저지대로 몰린다. 기상청은 이번 비에서 시간당 20mm를 넘는 강한 비 구간을 예고했는데, 이런 구간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기는 데 몇 분이면 충분하다.
반대로 하루 총량이 많아도 여러 시간에 걸쳐 나눠 내리면 배수가 따라잡는다. 그래서 예보를 볼 때는 '오늘 100mm'보다 '오전에 집중'이라는 표현에 더 반응하는 편이 안전하다.
중요한 건 시간당 강수량은 위험 가능성일 뿐, 실제 도로 통제를 결정하는 기준은 따로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후 지하차도 진입 통제 기준이 되는 침수 깊이를 종전 15cm에서 5cm로 낮췄다. 발목에 닿기도 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는 차단시설도 16개소에서 431개소로 늘렸고, 경기도는 31개 시·군의 통제 기준을 5cm로 통일했다.
문제는 이 통제가 시작됐는지를 운전자가 예보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출근 전과 이동 중에는 실시간 정보를 봐야 한다. 휴대전화 긴급재난문자, 행정안전부 안전디딤돌 앱, 기상청 호우특보, 그리고 도로 전광판과 내비게이션의 통제 안내가 예보보다 현재 상황에 가깝다. 특보가 내려진 지역이라면 애초에 지하차도를 피하는 우회로를 미리 정해두는 편이 낫다.
이미 물이 차오르는 지하차도를 마주쳤다면 판단은 단순하다. 진입하지 않는 것이 첫 번째다. 물이 얕아 보여도 들어가지 않는다.
만약 진입한 뒤 물이 불어난다면, 차를 빼려 애쓰기보다 차를 두고 몸이 먼저 빠져나오는 것이 원칙이다. 행정안전부 국민행동요령은 침수가 시작된 차량에서 수압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으면 좌석 목받침 하단의 철재봉으로 유리창을 깨서 대피하라고 안내한다. 문으로 나가야 한다면 차량 안팎의 수위 차이가 30cm 이하로 줄어드는 순간 문이 열리므로 그때를 노린다. 탈출할 때 비상점멸등을 켜 뒤차에 위험을 알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결국 예보의 숫자는 '오늘 위험할 수 있다'는 신호까지만 알려준다. 통제됐는지, 지금 어디가 잠겼는지는 실시간 정보가 답하고, 그 앞에서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원칙이 마지막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