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대·반지하 침수 대비는 내 집이 실제 위험지역인지 지도로 확인하는 데서 시작해, 물막이판과 배수구 점검으로 이어진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60mm, 호우경보는 3시간 90mm가 기준이며 주의보 단계부터 대피를 준비해야 한다. 물이 무릎 높이만 차도 문이 안 열리는 만큼, 짐보다 대피 시점을 먼저 정해두는 게 핵심이다.

같은 동네라도 골목 하나 차이로 물이 차는 집과 안 차는 집이 갈린다. 막연히 걱정만 하기보다, 내 주소가 실제로 어떤 위험 등급인지 지도로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다.
환경부 홍수위험지도 정보시스템(floodmap.go.kr)과 행정안전부 생활안전지도(safemap.go.kr)에서 주소를 넣으면 세 종류의 지도를 볼 수 있다. 하천범람위험지도는 제방이 무너졌을 때 잠기는 범위를, 도시침수지도는 빗물펌프장 용량이 초과됐을 때 예상 침수 범위를 보여준다.
이 중 반지하·저지대 거주자가 가장 눈여겨볼 것은 침수흔적도다. 과거 실제로 물이 찼던 구역과 침수 깊이를 측량해 표시한 지도라, 우리 집 골목이 예전에 잠긴 적이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한 번 잠긴 곳은 다시 잠길 가능성이 높다.

Helena Jankovičová Kováčová
준비물은 물을 막을 것과 물을 빼낼 것, 두 갈래로 나눠 챙기면 된다.
막는 쪽은 현관과 창문으로 들어오는 물을 지연시키는 용도다. 물막이판이 대표적이고, 없으면 모래주머니나 물먹는 수건, 문틈용 실리콘 마감재로도 시간을 벌 수 있다. 서울시는 반지하주택 물막이판 설치 대상 2만3094가구 중 77.2%인 1만7837가구에 설치를 마쳤다고 2026년 6월 밝혔는데, 아직 설치되지 않은 집은 이동식·휴대용 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를 동주민센터에 미리 배치해 대응한다. 우리 집이 설치 대상인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는 동주민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빼는 쪽은 배수구다. 집 앞 배수구에 낙엽이나 쓰레기가 쌓여 있으면 정작 비가 올 때 물이 빠지지 못하고 역류한다. 장마 전에 배수구 덮개를 열어 이물질을 걷어내고, 하수구로 물이 거꾸로 올라오는 저층이라면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역류방지 체크밸브 설치를 검토할 만하다. 지하에 배수펌프가 있다면 실제로 작동하는지 미리 돌려봐야 한다. 정작 필요한 순간에 고장 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판단할 시간이 길지 않다. 특보 단계로 상황의 급박함을 가늠할 수 있다.
| 구분 | 3시간 강수 | 12시간 강수 |
|---|---|---|
| 호우주의보 | 60mm 이상 | 110mm 이상 |
| 호우경보 | 90mm 이상 | 180mm 이상 |
기상청 기준으로 호우주의보가 내리면 저지대·상습침수지역 주민은 이때부터 대피를 준비해야 한다. 지도와 라디오, 재난문자로 상황을 계속 확인하고, 미리 알아둔 대피 장소(행정복지센터·학교 등)와 이동 경로를 다시 떠올린다.
반지하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은 "조금만 더 지켜보자"다. 물이 무릎 높이까지만 차도 바깥 수압 때문에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다. 계단으로 물이 흘러 들어오기 시작했다면 짐을 챙길 게 아니라 몸부터 위층으로 올려야 한다. 지하주차장의 차를 빼러 내려가는 것도 이 시점엔 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사람이 먼저다.
준비의 목적은 물을 완벽히 막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빠져나갈 시간을 버는 것이다. 물막이판도 침수를 지연시켜 대피 시간을 확보하는 장치다. 확인, 준비, 대피 이 순서를 장마가 오기 전에 한 번 머릿속으로 돌려두는 것만으로도 실제 상황에서 움직임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