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평균 저수율이 33.5%로 전국에서 가장 낮고, 18개 시군 가운데 17곳이 농업용수 가뭄 단계에 들어섰다. 소방청은 11일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전국에서 물탱크차 200대와 인력 400명을 보내 13일까지 급수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런 살수는 응급 대응이라 근본적인 해갈은 결국 충분한 비가 내려야 가능하다.

경남의 물 사정이 전국에서 가장 나쁘다. 농업가뭄관리시스템(ADMS) 기준 경남의 평균 저수율은 33.5%로, 예년 이맘때 저수율인 7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숫자만 보면 저수지에 담겨 있어야 할 물의 3분의 2가 비어 있는 셈이다.
평년의 절반 이하라는 말은 단순히 물이 적다는 뜻을 넘어선다. 저수율이 33.5%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남은 물로 남은 여름 농사철을 버텨야 한다는 의미이고, 여기서 더 마르면 생활용수 공급까지 압박을 받는다.
피해는 이미 논밭으로 번졌다.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함양군을 뺀 17곳에 농업용수 가뭄 단계가 내려졌고, 이 중 밀양·거제·함안 3곳은 가장 높은 '심각' 단계다. 폭염이 겹치면서 벼가 말라 죽는다는 현장의 호소가 나올 만큼 상황이 급하다. 함양 한 곳을 뺀 도내 거의 전역이 가뭄 단계에 걸렸다는 점에서 이번 가뭄이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Photo by Paul Wuthrich on Unsplash
소방청은 11일 오후 8시 경남 지역에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국가소방동원령은 한 시도의 소방력만으로 대응이 어려울 때 전국의 소방 자원을 끌어모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화재가 아니라 가뭄 대응을 위해 발동됐다는 점이 이번의 특징이다.
동원 규모는 전국 16개 시·도 소방본부의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인력 400명이다. 이들은 12일 오전 9시까지 집결한 뒤 13일까지 이틀간 급수 지원에 나섰다. 물탱크차는 가뭄이 가장 심한 밀양에 40대로 가장 많이 배치됐고, 진주·사천·김해에 각 20대, 양산 18대, 남해·하동 각 14대 등 피해 정도에 따라 나뉘어 투입됐다. 투입 첫날인 12일 하루에만 4,769톤의 물이 가뭄 현장에 뿌려졌을 만큼 살수 규모가 컸다.
이재명 대통령은 폭염과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해 행정력 총동원을 지시했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도 "지역 차원의 대응을 넘어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발령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소방차 급수는 말라가는 논에 당장 물을 대는 응급조치이지, 가뭄 자체를 해소하는 대책이 아니다. 실제로 이번 동원령에 따른 급수 지원은 13일까지로 기한이 정해져 있다.
저수지를 다시 채우고 저수율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일은 결국 충분한 강우에 달려 있다. 이번 가뭄도 폭염과 마른 날씨가 길게 이어지면서 누적된 결과이기 때문에, 한두 차례 소나기로는 33.5%까지 내려간 저수율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경남에 사는 주민이라면 단기적으로 몇 가지를 확인해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첫째, 거주 지역이 17개 가뭄 단계 시군에 포함되는지, 특히 밀양·거제·함안처럼 심각 단계인지다. 둘째, 지자체가 안내하는 제한 급수 일정이나 농업용수 배분 지침이 있는지다. 논밭에 물을 대는 농가라면 급수 지원 대상과 신청 창구를 시군 농정 부서에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급수 지원이 끝나는 13일 이후의 후속 대응 계획과 강수 전망이 다음으로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