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인도네시아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이 분화해 화산재가 15km까지 치솟고 공항 6곳이 폐쇄됐다. 화산재는 제트엔진 안에서 녹아 부품에 들러붙어 항공기에 치명적이지만, 순다 해협은 서울에서 5천km 넘게 떨어진 적도 부근이라 한반도에 재가 도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정작 경계할 화산재는 일본·백두산·캄차카 쪽이며, 화산재 특보가 뜰 때의 행동 요령을 알아두는 편이 실질적이다.

9월 4일 밤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의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이 분화했다. 화산재가 자바섬 반텐주 방향으로 약 15km(1만5000m)까지 치솟았고, 굉음은 700km 밖에서도 들렸다. 화산에서 150km쯤 떨어진 자카르타 외곽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등 6곳이 문을 닫아 209편의 항공편에 차질이 빚어졌고, 약 2만2000명이 발이 묶였다.
이 화산은 1883년 3만6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크라카타우 대폭발 자리에 1927년 새로 솟은 봉우리다. 다만 이번 분화에 대해 인도네시아 당국은 쓰나미 위험은 없으며 강우가 화산재를 씻어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Oscar Chan
공항이 멈추는 이유는 화산재가 항공기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화산재는 지름 2mm 이하의 미세한 암석 가루로, 1200도가 넘는 마그마에서 만들어진다. 제트엔진은 운항 중 엄청난 공기를 빨아들이는데, 이때 화산재가 함께 들어가면 엔진 내부의 고온에서 녹아 부품에 들러붙는다. 센서와 통신 장비, 조종석 유리도 손상된다.
기준도 정해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화산재 농도가 약 10⁻⁷kg/㎥을 넘으면 기체가 심각한 손상을 입기 시작하고, 땅에 쌓인 화산재가 1㎡당 1kg에 이르면 공항 폐쇄로 이어진다. 자바 상공 15km까지 재가 퍼진 이번 상황이 곧바로 무더기 결항으로 번진 배경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분화가 한반도에 화산재를 뿌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세 가지 조건이 그렇게 가른다.
첫째는 거리다. 순다 해협은 서울에서 5천km 넘게 떨어진 남쪽이다. 이 정도 거리면 대류권을 떠도는 화산재는 도달하기 전에 대부분 가라앉는다.
둘째는 바람이다. 아낙 크라카타우는 적도 부근에 있어, 우리나라로 공기를 실어 나르는 중위도 편서풍의 경로 밖에 있다. 화산재가 북쪽으로 곧장 밀려올 지리적 통로가 없다.
셋째는 분화 규모다. 지구 반대편까지 영향을 주려면 성층권까지 재를 쏘아 올리는 초대형 분화여야 한다. 1883년 대폭발이 지구 온도를 1도 낮췄던 것이 그런 사례인데, 이번 분화는 그 급이 아니다.
한반도가 실제로 경계해야 할 화산재는 방향이 다르다. 연구자들은 일본 화산과 백두산, 그리고 약 3000km 떨어진 러시아 캄차카반도의 활화산을 한국 항공 운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는다. 인도네시아보다 훨씬 가깝고 편서풍 경로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니 화산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가까운 화산 때문에 기상청이 화산재 특보를 낸다면 다음을 확인하면 된다.
지금 인도네시아 상황은 한국의 하늘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불안보다는 어느 화산이 우리와 가까운지를 기억해 두는 편이 실제 대비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