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호 태풍 낭카는 일본 동쪽 해상을 따라 북상해 17일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전망으로, 한반도에는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중 열돔은 앞선 태풍들에 한풀 꺾였지만 주말 비 뒤 다음 주 서울 낮 기온이 다시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돼 폭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주말 강수량이 가뭄 해갈에는 부족한 점, 비 뒤 습도로 오르는 체감온도, 두 고기압의 재발달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

먼저 결론. 제17호 태풍 낭카는 한반도에 직접 오지 않는다. 8월 13일 밤 9시 기준 낭카는 일본 도쿄 동남동쪽 약 1,340km 해상에서 북상 중인데, 예상 경로가 한반도가 아니라 일본 열도 동쪽 바다를 따라 올라가는 쪽이다. 세력도 강하지 않아 지금 강도 '1', 최대풍속 초속 23m 수준이고, 17일 밤에는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전망이다.
그러니 낭카를 두고 대비할 일은 사실상 없다. 정작 지켜봐야 할 것은 태풍 뒤에 남는 기온 흐름이다.

Bryanken
7월 말부터 한반도를 덮은 더위의 정체는 '이중 열돔'이었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위아래로 겹쳐 열을 가둔 구조다. 이 열돔을 흔든 건 낭카가 아니라 앞서 지나간 태풍들이다. 돌핀과 찬홈이 잇따라 북상·소멸하는 과정에서 고기압 가장자리가 밀리며 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낭카는 여기에 하나 더 얹힌 태풍이다. 올해는 1~8월 평년 태풍 발생 수 13.5개를 이미 넘겼는데, 그중 한국에 상륙한 태풍은 아직 없다. 태풍이 많아도 정작 비는 한반도를 비껴간 셈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고기압이 태풍의 진입 길목을 막아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 쪽으로 흘려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낭카가 일본 동쪽으로 빠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기온 흐름은 '내려갔다 다시 오르는' 모양이다. 주말 사이 전국에 비가 지나가며 기온이 일시적으로 낮아지지만, 비가 물러난 뒤에는 다시 무더위가 붙는다. 이번 주말까지 낮 기온은 33도 안팎, 다음 주에는 서울 낮 최고기온이 다시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14일에는 폭염특보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정리하면, 태풍이 열돔을 완전히 걷어낸 게 아니라 잠시 밀어낸 것에 가깝다. 기상청도 "올여름 폭염이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시 강하게 발달하면 40도에 육박하는 극한 폭염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이는 조건이 맞을 때의 가능성이지 확정된 예보는 아니다.
며칠 선선해졌다고 여름이 끝났다고 보기엔 이르다. 지금 챙겨볼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강수량이다. 주말 비는 더위를 잠깐 식힐 뿐 양이 많지 않아 가뭄 해갈에는 부족하다. 남부를 중심으로 가뭄이 이어지며 전국 48개 시군에 기상가뭄이 든 상황이라, 비 소식이 있어도 '해갈'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둘째, 체감온도다. 비가 온 직후에는 기온이 조금 내려가도 습도가 높아 후텁지근함이 오히려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숫자상 최고기온만 보고 옷차림이나 야외 일정을 정하면 어긋나기 쉽다.
셋째, 두 고기압의 재발달 여부다. 다음 주 무더위가 얼마나 세질지는 티베트·북태평양고기압이 다시 자리를 잡느냐에 달렸다. 폭염특보와 단기 예보를 그날그날 확인하는 편이, 지금처럼 흐름이 자주 바뀌는 시기에는 가장 확실한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