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부산 앞바다 예인선 전복으로 6명이 실종되면서 밤바다 표류 생존 조건이 다시 주목된다. IAMSAR 기준 구명조끼는 버티는 시간을 최소 24시간까지 늘리고, 옷을 입은 채 웅크린 자세가 체온 손실을 절반가량 막는다. 승선 전 구명조끼를 미리 제대로 착용하고 가스 실린더 작동 여부까지 점검하는 것이 생존의 출발점이다.
9월 3일 부산 앞바다에서 예인선 한 척이 뒤집혔다. 조종 능력을 잃은 6만 톤급 컨테이너선을 끌던 중 사고가 났고, 선원 6명이 실종돼 수색이 이어졌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 떠오르는 질문은 하나다. 배가 뒤집혀 밤바다에 던져졌을 때, 무엇이 생존을 가르는가.
답은 두 가지로 좁혀진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는가, 그리고 물속에서 체온을 얼마나 오래 지키는가. 표류 자체보다 저체온증이 먼저 사람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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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의 역할은 단순히 뜨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제해상수색구조매뉴얼(IAMSAR)에 따르면 보호복이 없는 익수자는 수온 20~30도에서 절반 정도가 24시간 이상 버티지만, 수온이 낮아질수록 이 시간은 급격히 줄어든다. 수온 10도 안팎이면 15분에서 길어야 10시간이다. 구명조끼를 입으면 부력과 함께 체온 유지에 도움이 돼,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최소 24시간까지 늘어난다.
숫자보다 무거운 건 통계다. 해양 당국은 "구명조끼를 안 입으면 10명 중 9명이 숨진다"며 7월부터 어선원 착용을 전면 의무화했다. 익수 사고에서 생사를 가르는 첫 변수가 착용 여부라는 뜻이다.
실제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8월 낚시객 3명이 탄 모터보트가 저녁 7시 넘어 뒤집혔지만, 이들은 다음 날 아침까지 약 11시간을 버티고 구조됐다. 해경은 생존 요인으로 구명조끼 착용과 25.8도의 비교적 따뜻한 수온을 함께 꼽았다. 조끼가 몸을 띄우는 동안 높은 수온이 체온 손실을 늦춘 것이다.
물에 빠지면 본능적으로 헤엄쳐 나오려 하지만, 구조가 곧 오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한 움직임은 체온과 체력을 빠르게 소모시킨다. 물은 같은 온도의 공기보다 훨씬 빨리 열을 빼앗기 때문이다.
핵심은 열을 덜 잃는 자세다. 두 다리를 꼬아 몸을 웅크리고 팔로 가슴을 감싸는 자세가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같은 열 손실이 큰 부위를 보호한다. 손은 구명조끼를 감싸 부력을 유지한다. 여럿이 함께라면 서로 몸을 밀착해 붙는 편이 낫다.
옷은 벗지 않는다. 젖은 옷이 거추장스러워 보여도, 입고 있으면 체온 손실의 절반가량을 막아준다. 물에 젖어 무거워도 헤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벗는 것은 저체온증을 앞당길 뿐이다.
이 모든 대비는 사고가 난 뒤가 아니라 배에 오르기 전에 끝나야 한다. 구명조끼는 위험할 때 꺼내 입는 물건이 아니라, 미리 입고 있어야 제 기능을 한다. 뒤집히는 순간엔 조끼를 찾을 시간이 없다.
착용 상태도 점검 대상이다. 목걸이형은 버클을 채운 뒤 몸에 밀착되게 조이고 비상 팽창끈의 위치를 확인한다. 허리벨트형은 버클을 체결하고 조절장치로 몸에 맞춘다. 자동 팽창식은 내부 가스 실린더가 작동 상태인지, 직사광선에 오래 방치돼 손상되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정리하면, 밤바다 표류에서 생존 시간은 구명조끼와 체온이 만든다. 배에 오르기 전 조끼를 제대로 입어두고, 사고가 나면 옷을 벗지 말고 웅크려 열을 지키는 것. 화려한 요령이 아니라 이 기본이 생사를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