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사우델은 북태평양 고기압에 밀려 한반도를 비껴가지만, 태풍 가장자리가 실어 온 습한 공기가 고기압·찬 공기와 부딪쳐 남부에 시간당 50mm 안팎의 폭우를 만든다. 전라·경남·제주 서해안을 중심으로 29~30일 최대 80mm가 예보됐고 일부 도로는 이미 침수됐다. 비구름 띠가 좁아 지역 편차가 크므로 출발 직전 초단기예보와 레이더로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

주말에 남부 지방으로 움직일 계획이라면 우산보다 예보부터 챙겨야 한다. 제18호 태풍 사우델은 한반도로 곧장 오지 않는다. 북태평양 고기압에 밀려 서쪽 해상으로 향하고 있고, 올해 발생한 태풍들도 우리나라에 직접 상륙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전라·경남·제주에는 호우특보가 내려졌고, 강한 곳은 시간당 50mm 안팎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태풍이 오지도 않았는데 폭우라니 어색하게 들린다. 하지만 태풍이 직접 지나가야만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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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설명을 풀면 이렇다. 멀리 있는 태풍 사우델이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남서풍을 남해상으로 밀어 넣는다. 이 습한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 그리고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부딪치는 지점에서 좁은 띠 모양의 비구름이 만들어진다. 태풍의 몸통이 아니라, 태풍이 실어 나른 수증기가 폭우의 재료인 셈이다.
한 가지 얄궂은 점은 태풍을 밀어낸 그 고기압이 더위도 함께 몰고 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흑산도가 36도, 전주가 33.7도까지 올랐고 폭염특보도 이어졌다. 비가 내리면서도 푹푹 찌는, 비와 무더위가 한꺼번에 오는 날씨가 이번 주말의 특징이다.
비구름 띠는 서해안을 낀 남부에 집중된다. 예상 강수량을 지역·날짜별로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 날짜 | 지역 | 예상 강수량 |
|---|---|---|
| 8월 29일 | 광주·전남 | 20~60mm |
| 8월 29일 | 충남·전북 | 최대 80mm |
| 8월 30일 | 충청·호남 | 30~80mm |
시간당으로는 20~30mm, 강한 곳은 50mm를 넘는다. 세종에서는 한 시간에 80mm가 쏟아진 기록도 나왔다. 이미 전남·광주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보도됐다. 저지대나 하천 주변, 지하차도를 지나야 한다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런 형태의 비는 예보가 유독 까다롭다. 비구름 띠가 좁아서, 같은 시·군 안에서도 한쪽은 물폭탄이 쏟아지는데 다른 쪽은 잠깐 그치기를 반복한다. 하루 전에 나온 '몇 mm'라는 숫자만 믿기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이런 날은 며칠 전 예보보다 출발 직전 확인이 더 쓸모 있다. 기상청은 짧은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초단기예보와 레이더 영상을 함께 보라고 안내한다. 내가 지나갈 길에 비구름이 걸쳐 있는지, 그 띠가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
태풍이 비껴간다는 말을 '비가 오지 않는다'로 읽으면 곤란하다. 이번 비의 주인공은 태풍의 위치가 아니라 태풍이 실어 온 습기다. 다만 사우델의 향후 진로는 고기압 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다음 주 예보는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