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는 영하 10도까지 견디는 강한 꽃이지만 활짝 핀 꽃잎은 된서리나 영하 새벽 기온에 물러지고 갈변한다. 첫서리 평년값은 서울 기준 10월 말이고 산간·내륙은 더 이르며 해마다 편차가 커서, 축제의 만개 시점과 한두 주 안에서 맞물린다. 방문 전 축제 개화 현황과 아침 최저기온 예보, 지역별 첫서리 시기를 순서대로 확인하면 볼 만한 주말을 고를 수 있다.

국화를 두고 흔히 "서리 맞으며 피는 꽃"이라고 한다. 실제로 국화는 내한성이 강한 여러해살이풀이다. 생육 적온은 15~20도지만, 땅에 붙은 겨울눈은 영하 10도까지도 견딘다. 그래서 옅게 내리는 첫서리, 이른바 무서리 정도는 국화가 무리 없이 넘긴다. 오히려 서리 앉은 국화는 늦가을의 운치로 여겨진다.
문제는 활짝 핀 꽃잎이다. 만개한 꽃송이의 조직은 잎이나 겨울눈보다 훨씬 여리다. 강하게 내리는 된서리나 새벽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이어지면, 언 꽃잎이 녹으면서 물러지고 가장자리부터 갈색으로 변한다. 축제장의 화려함을 좌우하는 건 결국 이 꽃잎 상태다. "첫서리 전에 가라"는 말은 국화가 죽어서가 아니라, 절정으로 핀 꽃을 온전히 보려면 강한 추위가 오기 전이 낫다는 뜻이다.

Vincent Schullan
첫서리 시기는 하나로 못 박기 어렵다. 기상청 평년값을 보면 서울의 첫서리는 대략 10월 말, 28일 안팎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이다. 어떤 해는 11월 초에야 첫서리가 오기도 한다.
지역 차이도 크다. 산간과 내륙 분지는 도심보다 서리가 일찍 내린다. 반대로 남부 해안과 큰 도시의 도심은 상대적으로 늦다. 대전·안동 같은 내륙이 서울·수원보다 서리가 며칠씩 이르거나 늦게 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리는 추운 날 아무 때나 생기는 게 아니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고, 밤사이 하늘이 맑고 바람이 약해 열이 빠져나가는 새벽에 잘 생긴다. 구름 낀 밤보다 맑게 갠 밤 다음 날 아침이 더 위험하다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국화축제 대부분은 이 시기와 겹친다. 10월 말에서 11월 중순 사이에 열리는 축제가 많은데, 바로 이 무렵이 지역별 첫서리가 오르내리는 구간이다. 만개 시점과 첫서리 시점이 한두 주 안에서 맞물리기 때문에, 같은 축제라도 어느 주말에 가느냐에 따라 꽃 상태가 갈린다.
날씨는 바꿀 수 없지만 방문 날짜는 고를 수 있다. 다음 순서로 점검하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정리하면, 국화는 추위에 강한 꽃이지만 축제의 볼거리는 만개한 꽃잎에 달려 있다. 강한 서리가 예고되기 전, 개화 현황이 '만개'로 바뀌는 그 주를 노리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