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을 25.4도, 1973년 이후 역대 3위로 발표했고 1~3위는 모두 2024~2026년이 차지했다. 폭염 뒤 가뭄, 가뭄 뒤 호우가 짧은 간격으로 반복되는 극한기후가 이례가 아니라 여름의 기본형이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강수량이 평년의 76%에 그친 만큼, 가을과 겨울에는 물 부족과 급격한 기온 변화를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올여름이 유난히 더웠다는 체감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이 9월 3일 발표한 여름철 기후분석에 따르면 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5.4도로, 평년보다 1.7도 높았다. 1973년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더운 여름이다.
주목할 점은 1위부터 3위까지가 모두 최근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 순위 | 연도 | 여름 평균기온 |
|---|---|---|
| 1위 | 2025년 | 25.7도 |
| 2위 | 2024년 | 25.6도 |
| 3위 | 2026년 | 25.4도 |
세 해의 기온 차이는 0.3도 안에 들어 있다. 어느 해가 조금 더 더웠는지를 따지는 것보다, 역대 최고 수준의 여름이 3년째 연달아 이어졌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한 번의 이상 고온이 아니라 높은 기온대가 자리를 잡았다고 읽는 편이 현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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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의 특징은 단순히 더웠다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극한 기상이 짧은 간격으로 이어졌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함께 한반도를 덮으면서 7월 중순부터 극심한 폭염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두 고기압이 대기를 정체시키자 비구름이 들어오지 못해 기상가뭄으로 이어졌고, 이후에는 좁은 지역에 비가 몰리는 기록적 호우가 쏟아졌다. 폭염, 가뭄, 호우가 순서대로 한 계절 안에 겹친 것이다.
지역별 양극화도 뚜렷했다. 중부지방에 호우가 내리는 동안 남부지방은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는 식이었다. 같은 여름, 같은 나라 안에서 물난리와 물부족이 동시에 나타났다.
밤 기온을 보면 더위가 더 선명하다. 전국 평균 열대야일수는 18.2일로 평년(6.5일)의 약 2.8배였고, 202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낮 폭염일수도 21.5일로 평년의 약 두 배에 달했다.
기록도 바뀌었다. 8월 2일 경남 양산에서 일최고기온이 42.5도까지 올라, 기존 국내 관측 사상 최고기온인 41.0도를 넘어섰다. 반면 강수량은 558.6밀리미터로 평년(727.3밀리미터)의 76%에 그쳤다. 비 오는 날은 줄었는데 올 때는 몰아서 쏟아진 셈이다.
다음 계절 날씨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여름이 남긴 조건에서 점검할 지점은 몇 가지 짚어볼 수 있다.
첫째는 물이다. 여름 강수량이 평년의 76%에 그쳤다는 것은 가을·겨울 갈수기에 저수량이 부족한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농업용수나 상수원에 의존하는 지역이라면 저수율 발표를 눈여겨보는 편이 좋다.
둘째는 기온의 급변이다. 최근 여름은 늦더위가 길게 이어지다가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환절기 건강 관리와 난방 준비를 평소보다 조금 앞당겨 점검할 만하다.
셋째는 짧고 강한 비다. 여름의 집중호우 패턴이 가을 태풍이나 늦장마와 겹칠 경우 국지적 침수 위험이 남는다. 배수구나 저지대 침수 대비는 여름에만 필요한 일이 아니다. 극한기후가 계절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번 여름이 다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