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7일 일본 혼슈 동부에 하루 485mm의 관측 사상 최대 폭우가 쏟아지며 최고 단계인 레벨5 특별경보와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한국 기준으로 보면 이 정도 비는 호우경보를 훌쩍 넘겨 주민에게 직접 문자가 가는 극한호우 수준에 해당한다. 같은 비가 국내에 온다면 강수량 숫자보다 지하공간과 하천변을 피하는 판단이 생사를 가른다.

9월 6일부터 7일까지 일본 혼슈 동부의 간토·도카이·도호쿠 지역에 기록적인 비가 쏟아졌다. 도쿄 남쪽 이즈제도 니이지마무라에서는 하루 동안 485㎜가 관측됐다. 그 지역 관측 사상 최대치다. 인근 오시마섬은 48시간 동안 725㎜로 평년 9월 한 달 강수량의 두 배가 내렸고, 지바현 다테야마시도 24시간에 304.5㎜를 기록했다.
일본 기상당국은 니이지마무라와 도시마무라에 최고 단계인 '레벨5' 토사재해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지바시와 다카하기시 등에는 '레벨4' 범람 위험 경보가 내려졌다. 다카하기시에서만 3,721세대 8,627명에게 대피 지시가 나갔다.
피해도 있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지하차도에 물이 차오른 차량 안에 있던 60대 여성이 숨졌다. 도쿄에서는 야마노테선·주오선·소부선 등 주요 전철이 운행을 줄였다가 복구됐다.

Dibakar Roy
한국 기상청의 호우 특보는 크게 두 단계다. 기준은 짧은 시간에 얼마나 퍼붓느냐로 정한다.
| 단계 | 3시간 강수량 | 12시간 강수량 |
|---|---|---|
| 호우주의보 | 60㎜ 이상 | 110㎜ 이상 |
| 호우경보 | 90㎜ 이상 | 180㎜ 이상 |
둘 중 하나만 충족해도 특보가 나간다. 여기서 한 단계 더 위가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다. 1시간에 50㎜가 쏟아지면서 3시간 누적이 90㎜에 이르거나, 1시간 강수량이 72㎜를 넘으면 주민에게 곧바로 재난 문자가 발송된다. 2023년 6월 수도권 시범 운영으로 시작해 2024년 5월부터 수도권 정식 운영과 광주·전남 시범 운영으로 넓혀졌다.
단순 비교엔 함정이 하나 있다. 일본에서 나온 485㎜는 '하루' 누적이고, 한국 기준은 3시간이나 12시간 같은 짧은 창으로 끊어 본다. 시간 기준이 다르므로 숫자를 곧바로 포갤 수는 없다.
그럼에도 '단계'로 옮겨보면 그림이 분명해진다. 이번 도쿄권에 내려진 레벨5 특별경보는 한국으로 치면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는 최고 수준의 경보에 대응한다. 강수량만 봐도 하루 485㎜는 국내 호우경보의 12시간 180㎜ 기준을 두 배 넘게 웃도는 양이다. 국내에서 이만한 비가 왔다면 특보를 넘어 주민 대피가 논의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주목할 대목은 사망 원인이다. 이번 일본 사망자는 지하차도에 갇힌 차량에서 나왔다. 한국의 침수 인명 피해도 지하차도, 반지하, 지하주차장에서 반복돼 왔다. 결국 강수량 숫자를 외우는 것보다, 물이 어디로 모이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같은 규모의 비가 예보될 때 확인할 기준은 이렇다.
특보 단계는 대응을 서두르라는 신호일 뿐, 그 자체가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문자가 오기 전이라도 비가 심상치 않다면 낮은 곳을 먼저 벗어나는 판단이 가장 확실한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