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진로도는 새 관측 자료와 예보 모델이 갱신될 때마다 다시 계산돼, 발표할 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게 정상이다. 그래서 확정이 아닌 중심선보다, 태풍 중심이 들어갈 가능성을 나타내는 70% 확률반경과 강풍·폭풍반경을 함께 봐야 한다. 기상청 날씨누리에서 발표시각과 다음 발표 예정 시각을 확인하며 여유를 두고 일정을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여행이나 일정을 조율하려고 진로도를 봤는데, 몇 시간 뒤 다시 보니 경로가 옆으로 밀려 있다. 이걸 두고 예보가 틀렸다고 여기기 쉽지만, 진로도는 원래 발표할 때마다 조금씩 바뀐다. 새 관측 자료와 예보 모델이 갱신되면 예상 경로도 다시 계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풍 일정을 판단할 때 중요한 건 특정 시점의 중심선 하나가 아니다. 왜 바뀌는지, 그리고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알면 흔들리지 않고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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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태평양에서 태풍의 진로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와 세력이다. 태풍은 스스로 방향을 정하기보다 주변 기압계가 만든 바람을 타고 움직인다. 그래서 이 고기압이 동쪽으로 물러나거나 넓어지면 태풍이 파고드는 길이 달라진다.
상층의 기압골도 변수다. 상층 기압골이 태풍을 북동쪽으로 끌어올리면 예상 경로가 위로 꺾인다. 여기에 한국·미국·일본 등 나라별 예보 모델은 초기 관측 자료와 계산 방식이 조금씩 달라 서로 다른 진로를 내놓는다. 수치 모델의 결과는 공식 예상 경로와 같은 확정 예보가 아니다.
결정적으로, 기압계와 태풍 이동 속도의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된다. 그래서 며칠 뒤를 예측할수록 오차가 커진다. 태풍 자체도 이동하면서 주변 고기압의 모양을 바꾸기 때문에, 진행될수록 경로가 다시 조정될 여지가 생긴다.
진로도에서 눈이 먼저 가는 건 태풍이 지나갈 것처럼 그려진 중심선이다. 하지만 이 선은 예상 중심점을 이은 것일 뿐 확정된 경로가 아니다. 중심선만 보고 "우리 동네는 비껴간다"고 단정하면 안 되는 이유다.
대신 봐야 할 건 중심선을 감싼 원, 70% 확률반경이다. 이건 해당 시각에 태풍 중심이 그 범위 안에 있을 가능성이 70%라는 뜻으로, 태풍의 크기가 아니라 예보의 불확실성을 나타낸다. 예보 시점이 멀수록 이 원은 수백 km로 넓어진다. 원이 우리 지역에 걸쳐 있다면 중심선이 빗겨 있어도 영향권에 들 수 있다.
바람의 세기는 또 다른 지표로 표시된다. 강풍반경은 태풍 중심에서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범위이고, 폭풍반경은 초속 2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더 좁고 강한 범위다. 확률반경은 '어디로 갈지'를, 강풍·폭풍반경은 '얼마나 셀지'를 알려준다고 보면 된다.
공식 정보는 기상청 날씨누리(weather.go.kr)의 태풍 페이지에서 확인한다. 여기서 현재 중심 위치와 중심기압, 최대풍속, 이동 방향과 속도, 예상 진로도를 함께 볼 수 있고, 앙상블 예측을 통한 경로 확률 분포도 제공된다.
일정 조율이 걸린 상황이라면 두 가지를 챙기면 된다.
포털이나 해외 기상청 앱에서 여러 나라 모델을 비교해 볼 수도 있지만, 이는 참고용이다. 국내 대응의 기준은 기상청 공식 발표다. 결정을 서둘러야 한다면 중심선 하나에 맞추기보다, 확률반경이 우리 지역에 걸치는지와 다음 발표 시각을 확인하며 여유를 두고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