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2009년부터 장마의 시작일과 종료일을 사전에 예보하지 않고 사후 통계로만 정리한다. 그래서 장마의 조짐은 예보 속 정체전선의 위치와 제주에서 중부로 올라오는 북상 흐름으로 읽어야 한다. 날씨누리 레이더 영상에서 비구름 띠와 색을 확인하고, 정체전선이 남쪽에 보일 때 배수구와 타이어를 미리 점검하면 된다.

장마가 언제 시작하는지 궁금해 예보를 뒤져도 '장마 시작' 같은 문구는 나오지 않는다. 기상청은 2009년부터 장마의 시작일과 종료일을 사전에 발표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강수 패턴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리 날짜를 못 박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도 같은 이유로 장마를 예측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은 장마 기간을 사후에 통계로 정리한다. 비가 이어진 뒤에야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장마였다고 기록하는 식이다. 비 예보가 며칠 잡혀 있어도 기상청은 그것을 장마 시작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결국 조짐은 독자가 직접 읽어야 한다.

Zeynep Öngel
예보에서 장마의 조짐을 알려주는 단어는 '장마'가 아니라 '정체전선'이다. 기상청은 2009년 이후 '장마전선' 대신 '정체전선'을, '장마기간' 대신 '장마철'을 공식 용어로 쓴다. 둘은 같은 것을 가리킨다. 예보에 정체전선이 남해상이나 제주 부근에 걸쳐 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장마의 초입으로 볼 수 있다.
이 전선은 대체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온다. 제주에 먼저 비가 들고, 남부지방으로 확대된 뒤, 중부지방까지 장맛비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예보에서 정체전선이 제주에서 남부, 중부로 북상한다는 설명이 붙으면 내 지역 차례가 언제쯤인지 가늠할 수 있다.
예보 용어에서 '장맛비'와 '소나기'가 갈리는 것도 단서다. 소나기는 짧게 지나가지만, 정체전선이 걸린 장맛비는 같은 곳에 오래 머문다. 한 지역에 비가 며칠 연속으로 잡히고 그 원인이 정체전선으로 설명되기 시작하면, 그때가 장마철에 들어섰다는 실질적인 신호다.
문장 예보보다 빠른 건 기상청 날씨누리의 기상레이더 영상이다. 정체전선이 걸친 지역은 길고 두꺼운 비구름 띠로 나타난다. 색으로 강도를 읽으면 된다. 하늘색과 파란색은 약한 비, 주황색은 중간, 빨간색과 보라색은 시간당 30mm가 넘는 집중호우 구간이다.
레이더 영상에는 재생 버튼이 있어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비구름이 어디로 움직일지 동영상처럼 볼 수 있다. 요즘 장마는 전선 위에서 작은 비구름이 강하게 계속 만들어지는 특징이 있어, 같은 지역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하루 예보만 믿고 방심하기보다 이 영상을 자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날짜를 못 박을 수 없다면 대비는 정체전선이 남쪽에 보이기 시작할 때 앞당기는 게 맞다. 비가 본격적으로 오기 전에 끝내두면 좋은 항목은 이렇다.
장마는 시작한다는 발표로 오는 게 아니라 정체전선이 올라오는 며칠의 흐름으로 온다. 그 흐름을 레이더와 동네예보로 며칠 먼저 읽으면 침수도 일정도 여유 있게 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