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밤으로, 이때는 잠들 때 자연히 내려가야 할 몸속 체온이 낮아지지 않아 깊은 잠에 들기 어렵다. 선풍기는 방 온도 자체를 낮추지 못하므로 바람을 몸에 직접 쐬기보다 공기를 순환시키고, 기온이 내려간 저녁에 맞바람 환기를 하는 순서가 중요하다. 어지럼증이나 메스꺼움 같은 온열질환 신호가 오면 시원한 곳에서 수분을 보충하되, 의식이 흐려지거나 피부가 뜨겁고 건조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기상청은 저녁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밤을 열대야로 본다. 문제는 이 25도라는 숫자가 잠과 직접 얽혀 있다는 점이다.
사람은 잠들 때 몸속 체온이 조금씩 내려가야 깊은 잠에 든다. 그런데 실내 기온이 25도를 넘으면 체온조절 중추가 계속 자극을 받아 자율신경이 깨어 있게 되고, 내려가야 할 체온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습도까지 높으면 땀이 증발하지 못해 몸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한다. 낮 동안 데워진 열이 밤에도 빠지지 않는 것, 그게 열대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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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짚어야 할 오해가 있다. 선풍기는 방 안 온도 자체를 낮추지 못한다. 바람이 땀을 말려 체감온도를 떨어뜨릴 뿐, 방에 더운 공기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더운 바람만 돈다.
그래서 바람을 몸에 계속 직접 쐬는 방식은 권하지 않는다. 피부 수분이 과하게 증발하면서 탈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선풍기를 벽이나 천장 쪽으로 돌려 방 전체 공기를 순환시키는 편이 낫다. 창문을 등지고 밖을 향하게 두면 실내의 더운 공기를 바깥으로 밀어내는 효과도 있다. 켜 둔 채 잘 때는 창문을 조금 열어 두고, 만성 폐질환자나 어린이·노약자는 바람을 직접 맞지 않게 한다.
환기에는 순서가 있다.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오히려 창을 닫아 바깥의 뜨거운 공기가 들어오는 걸 막는다. 그러다 기온이 한풀 꺾이는 저녁이 되면 앞뒤 창을 열어 맞바람이 통하게 한다.
맞바람 환기는 방 안에 갇힌 더운 공기를 빼내고 습도를 낮추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선풍기를 창가에 두고 바깥쪽으로 돌리면 이 배출을 도울 수 있다.
열대야의 절반은 습도 싸움이다. 방 안 습도가 높으면 땀이 마르지 않고 침구가 눅눅해져 몸에 열이 남는다. 통풍이 잘 되는 얇은 소재로 침구를 바꾸고, 낮에 눅눅해진 이불을 말려 두는 것만으로도 잠자리 느낌이 달라진다.
임시방편도 있다. 잠들기 전 찬물에 적신 수건을 이마와 목, 손목에 잠깐 올리면 굵은 혈관을 지나는 피가 식으면서 더위가 누그러진다. 선풍기 앞에 얼음 그릇을 두는 방법도 잠시 시원한 공기를 만든다. 다만 이런 것들은 오래 가지 않는 보조 수단이다.
냉방 없이 버티다 보면 몸이 먼저 경고를 보낸다. 땀이 비 오듯 나면서 무기력하고 메스껍거나 어지럽다면 열탈진 신호다. 이때는 시원한 곳에서 눕고 물이나 이온음료로 수분을 채운다. 어지러워 잠깐 쓰러지는 열실신이라면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두고 눕힌다. 증상이 한 시간 넘게 이어지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장 위험한 건 열사병이다. 의식이 흐려지고 피부가 땀 없이 뜨겁고 건조하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한다. 몸을 시원한 물로 적시고 목·겨드랑이·사타구니를 얼음으로 식히되,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물을 먹이는 건 금물이다. 질병관리청이 강조하는 '물·시원함·휴식' 세 가지는 열대야 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에어컨이 없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선풍기를 어디에 두고, 창을 언제 여느냐의 순서가 잠의 질을 가른다.